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엔화가치의 급상승 계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재닛 옐런 의장의 전날 의회 증언이다. 그동안 추가 금리 인상을 당연시하던 옐런 의장이 경제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지금까지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나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장이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보여온 데다가 옐런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시장의 조기 금리 인상 관측을 대폭 후퇴시키는 결정타가 되었다.
시장의 금리 인상 관측의 후퇴는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금리선물로 산출하는 ‘Fed워치’에 의하면 시장이 예상하는 3월 금리 인상의 확률은 0%까지 후퇴했다. 연내 금리 인상 확률도 19% 밖에 안 된다고 시장은 예상한다. 이달 초에는 각각 17%, 50% 정도의 확률이었지만 2월 들어 불과 10일 만에 금리 인상 관측이 빠른 속도로 후퇴한 것이다.
센트럴단자FX의 이토 마사히로 시장부장은 “금리 인상 관측의 후퇴뿐만 아니라 저유가나 주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 회피 목적의 엔 매수라고 할 수 있는 측면도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원유가격의 지표가 되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원유선물의 최근 거래가격은 배럴당 26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설 연휴를 마치고 11일부터 거래를 시작한 홍콩이나 한국 주식시장도 대대적인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