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밤도깨비 야시장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 지역은 서울로 치면 홍대나 강남역처럼 항상 젊은이들로 넘실대는 거리로 유명하다. 빈티지숍들이 몰려 있어 뉴욕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코스이기도 하다. 낮에 쇼핑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주말 저녁을 더 기다리는 관광객도 많다고 한다. 야(夜)시장, '브루클린 나이트 바자(Brooklyn Night Bazaar)' 때문이다.

거리 한 켠 실내에 마련된 이곳은 금·토요일 밤에 문을 연다. 영업시간은 저녁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신분증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는데도 언제나 손님들로 북적댄다. 오픈하기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기 일쑤다. 주말 밤에는 평균 3,000~ 5,000여명의 고객이 2,000㎡ 규모의 시장통을 꽉 메운다. 그만큼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즐비하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80여곳의 상점이 성업 중으로 피시 타코 등 현지 먹거리는 물론이고 옷·액세서리를 팔고 라이브 뮤직도 선사한다. 그야말로 장터 분위기가 물씬 풍겨 관광객들로서는 부담 없이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미국 동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터로 명성을 떨치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이런 야시장의 원조는 동남아시아이지 싶다. 그중에서도 태국 방콕을 빼놓을 수 없다. 브루클린 나이트 바자도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15년 전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방콕에는 다양한 야시장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데 요즘에는 유럽풍으로 새롭게 단장된 아시아티크(Asiatique)가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짜오프라야 강변을 따라 현지 먹거리·기념품점에다 근사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까지 더해져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명물 야시장이 서울에도 꾸며질 모양이다. 다음달 말부터 여의도 한강공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4~5곳에 '밤도깨비 야시장'을 상설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장소에 따라 전통음식·패션·레포츠 마켓 등으로 차별화해 관광 명소로 키운다고 한다. 야시장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 일본으로 향하는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우리나라로 되돌아오기를 기대한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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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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