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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만 13만여명, 등재된 작품 수는 90만편에 달한다. 2,000편의 작품이 매일 새롭게 등재되고 있으며, 이 글을 하루 60만명의 독자가 읽는다.
국내 최대 규모의 웹소설 연재 사이트 조아라의 이야기다.
2000년 11월 만들어진 serialist.com을 전신으로 하는 조아라는 그간 기존 출판계에서 변방에 자리했던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의 장르소설 작품을 소개하며 누구나 편하게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는 '글놀이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수많은 트렌드가 나타났다 사라져가는 사회에서 조아라가 15년 이상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이수희(사진) 대표는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사이트를 끌고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이야기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누구에게나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어하는 일종의 '이야기 본능'이 있다는 걸 확신하고,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사업 초창기에는 사이트에 올라오는 작품을 운영진에서 검수하도록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정 요건만 갖추면 어떤 글이라도 올릴 수 있도록 방침을 변경했다. 이 대표는 "조아라에 올라온 글을 보고 이것도 글이냐고 사람들이 항의한 적도 있지만, 10줄 이상을 쓰고, 윤리적으로 크게 문제만 없으면 글 올리는 데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개방성과 다양성을 지향하는 사이트답게 조아라는 작가가 조아라와 타 웹소설 플랫폼에 동시 연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는 독자들의 선택을 통해 자연스레 작품의 옥석이 가려질 뿐 아니라 경쟁을 통해 훌륭한 작가와 작품이 나올 것이라 믿고 있다. 이 대표는 "작가들이 자연스럽게 경쟁을 하다 보면 여기에 있는 작가들 중에 대문호가 나올 수도 있고. 해리포터 같은 세계적인 작품이 만들어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업 초기 돈을 주고 콘텐츠를 구입하는 문화가 익숙지 않아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렸지만, 자유롭게 글 쓰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조아라에 글을 쓰려고 하는 이들과 이들의 글을 읽으려고 하는 독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2년 31억, 2013년 44억, 2014년 72억, 2015년 125억원으로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출의 일부를 작가를 위한 후원금으로 쓰는 등 건강한 웹소설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120-100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매달 상위 120명의 작가에게 100만원의 수익을 보전해주는 정책으로, 예를 들어 월 70만원의 수익을 올린 작가가 있다면 30만원을 지급해주는 것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100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작가들의 호응으로 올해는 대상자를 100명에서 120명으로 확대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과거에 비해 웹소설 시장이 성장해 작가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환경이 변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여전히 힘들게 글을 쓰는 작가들이 많아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원 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 이야기 놀이터를 만든 이 대표는 앞으로는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수희 대표는 "이야기로 전세계인이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