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멍키바' 건너듯… 식품산업 위기 넘는다

소비 줄고 글로벌업체 공세로 국내외서 설자리 갈수록 잃어

제품 베끼기·과대 포장 벗어나 먹거리 개발·신시장 창출 올인


병신년 원숭이해를 맞아 식품업계가 '멍키바(monkey bars·구름다리)' 전략을 앞세워 위기극복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원숭이가 능숙하게 멍키바를 타고 넘어가듯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K푸드 열풍을 확산시키겠다는 각오다.

국내 식품산업은 최근 10년 사이 외형상으로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식품제조업과 외식업을 포함한 식품산업은 지난 2004년 91조9,000억원에서 2013년 156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덩치는 커졌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로 소비인구가 감소하고 글로벌 식품업체의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내우외환의 파고에 내몰리고 있다.

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유업계는 주소비층인 영유아의 우유 소비가 급감하면서 적자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고 주류업계는 수입맥주 공습으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제 막 글로벌 무대에서 걸음마를 뗀 한식 세계화도 성장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멍키바 전략은 내수 활성화와 글로벌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해법이다. 각종 요리방송의 인기로 식품산업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식품이 단순한 소비 대상을 넘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그간 식품업계는 내수시장에 안주한 탓에 제품 베끼기와 과대포장이라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하지만 주요 업체들이 신제품 개발에 전력을 집중하고 마케팅 전략도 수정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올해는 국내 식품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지성·이지윤기자 engi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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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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