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재용의 대국민 약속, 조용히 처리한 삼성

이달부터 국제백신연구소 지원개시

메르스 사태가 잦아들기 시작하던 지난해 6월 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이런 감염 질환에 대처하기 위해 예방 활동과 함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이 국민에게 한 약속이 8개월 만에 지켜지게 됐다. 그것도 전달식 같은 행사 없이 조용하게 이뤄졌다.


17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이달 들어 국제백신연구소에 메르스 백신 개발을 위한 지원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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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지원약속 금액은 5년간 410억원가량이다. 당초 구체적인 협력은 삼성서울병원이 한다고 했지만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병원 운영을 책임지고 있어 지원주체가 됐다.

이 부회장의 약속 이행에 시간이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 같은 공익법인은 다른 곳에 출연할 때 지방자치단체(용산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제백신연구소에 자금을 지원할 때 생길 수 있는 세금(증여세) 문제를 사전에 확인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특히 삼성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돈을 국제백신연구소에 지원함에도 별도의 행사를 하지 않았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국제백신연구소에 백신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별도의 행사는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충분히 대국민 홍보를 할 수도 있었음에도 조용하게 넘어갔다고 보고 있다. 메르스 사태로 국민들이 겪은 고통이 컸던 만큼 대국민 약속이행에만 주력한다는 의미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로 삼성이 곤란한 입장에 처했었는데 실제로 백신 개발 비용을 지원한다는 것은 좋은 홍보 기회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별도의 대외행사 없이 지원에만 주력한 것은 높게 살만하다”고 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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