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판례 적용 4배값에 전진重·동부익스 매각도 지연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동부익스프레스에서 전·현직 임직원의 보유 주식을 평가액보다 고가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B PE가 최대주주인 동부익스프레스는 현 경영진을 포함해 전·현직 간부 36명이 보유한 동부메탈 3만3,900주를 지난해 9월 약 8억800만원(주당 2만3,800원)에 매입해줬다. 이는 당시 동부메탈 주식의 장외 가격이 주당 5,000원 안팎에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동부익스프레스 전·현직 임직원은 지난 2009년 12월 동부하이텍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된 동부메탈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당 1만9,200원에 주식을 사들였다. 그 이후 지난해 3월 동부메탈이 기업공개(IPO)에 실패하고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장외 주식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KTB PE 관계자는 “같은 시기에 동부메탈 유상증자에 참여한 동부팜한농의 임직원에 대해서도 회사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해주라는 법원 조정이 지난해 6월 나와서 이를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부익스프레스의 전·현직 임직원이 주식을 매입해달라고 직접 법원에 조정신청을 하지 않고 과거 판례를 단순 적용한 데다 주식 매수 결정에 참여한 경영진의 주식도 회사에서 사줬기 때문에 법적 논쟁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TB PE의 투자 자산 매각도 지연되고 있다. KTB PE가 2009년 인수한 전진중공업(자회사 전진CSM)의 경우 복수의 국내 업체와 매각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KTB PE는 매각 가격으로 2,000억원 이상을 원했으나 인수후보 쪽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막판에 딜이 깨지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KTB PE 경영진이 무리하게 가격을 높이려다 거래가 자주 깨지는 것 같다”며 “이 같은 문제들이 업계에 퍼져 추가 매각 논의도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민구·박준석기자 mingu@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