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비과세 해외펀드 부활


2007년 6월 주식매매 차익에 세금을 물지 않는 해외주식투자펀드가 판매되자 시중 자금이 물 밀듯이 들어왔다. 그해 10월 말 선보인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가 대표적이다. 출시 1년이 채 안 된 이듬해 7월 설정액이 4조8,000억원을 넘었을 정도다. 인사이트펀드가 대박을 치자 차이나·브릭스·베트남펀드 등 이런저런 해외펀드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2006년 말 2,000억원이던 해외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총액이 2009년 말에는 25조6,000억원까지 불어났으니 그야말로 광풍(狂風)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다 비과세 혜택이 2009년 하반기에 끝나자 투자자들이 썰물같이 빠져나갔다. 2007년 84%에 이르던 해외주식형 펀드의 개인 비중이 지금은 38% 수준에 불과하다. 당시 비과세의 단맛을 본 투자자는 별로 없었던 듯하다. 금융위기 여파로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깊은 '악몽'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잊어가던 비과세 해외펀드가 29일 부활한다. 7년 만이다. 특히 이번에는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는 유혹이 더 많다. 가입대상에 제한이 없고 매매·평가차익은 물론 환차익에 대해서도 과세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최대 10년간인 펀드 운용기간 내내, 최대 3,000만원 한도 내 납입한 금액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유지된다니 귀가 솔깃해질 만하다.

그렇다고 세제혜택에 현혹돼 원칙 없이 달려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요즘처럼 글로벌 주식시장이 요동칠 때는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중국 등 특정지역 '몰빵' 투자의 위험성은 2007~2009년에 확실히 드러난 만큼 분산투자가 바람직하겠다. 인도처럼 성장 여력이 있는 곳이나 미국·독일 등 선진국을 포함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게 합리적이다. 목돈을 한꺼번에 내는 거치식에 비해 시장 상황을 살피는 적립식, 그중에서도 매달 일정금액보다는 하락장에 추가 매입하는 자유적립식을 택하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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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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