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백의종군' 나선 현대상선 간부들 "사즉생 각오로 자구안 성공시킬것"

거취·처우 일체 이사회에 맡겨

(사진)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이사

현대상선 팀장급 이상 간부들이 자신의 거취와 처우 일체를 이사회에 맡기는 '백의종군'에 나섰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최근 유동성 위기 상황을 반드시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백훈(사진) 현대상선 대표는 26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저를 비롯한 임원과 팀장 등 간부급 사원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현재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향후 거취와 처우 일체를 이사회에 맡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간부급 사원은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자구노력 이행을 통해 회사의 조속한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사즉생의 각오로 자구안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올해 4월과 7월 5,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아야 하지만 업황 악화로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지난달 채권단에 추가 자구안을 제출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현대상선은 자구안에 따라 현대증권 매각을 진행 중이고 현정은 회장 등 대주주일가가 사재 300억원을 출연했다. 또 선주들과 용선료(선박 임대료) 인하 협상에 나서는 한편 채권단에 소속되지 않은 비협약채권의 만기 연장을 위해 오는 3월17일 사채권자집회를 소집했다.

이런 온갖 노력에 더해 간부급 직원들도 자리를 내놓을 각오로 결연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안으로는 힘을 모으고 밖으로는 채권자나 선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용선료 삭감과 채무 재조정 등 자구안이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다 함께 손을 잡고 힘을 모아 부딪쳐보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창업자 고(故) 정주영 회장의 '기업의 규모가 작을 때는 개인의 것이지만 규모가 커지면 종업원 공동의 것이요, 나아가 국가와 사회의 것'이라는 말을 인용해 현대상선이 임직원만의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과 협력업체, 주주, 투자자, 지역사회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며 "그것이 현대그룹의 임직원이 가져야 할 태도이자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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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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