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독주 차단"… 미국 공화, 단일화론

"슈퍼화요일 패배땐 경선 끝나"

루비오 중심 크루즈 결합 촉구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연전연승을 거듭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의 독주를 막기 위해 공화당 내에서 후발 주자들의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상원 의원,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 등 공화당 후보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트럼프에게) 패한다면 더 이상 나아갈 동력을 잃게 된다며 당내에서 단일화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날 "트럼프가 다음달 1일 슈퍼 화요일에 대의원 3분의2를 얻으면 공화당 경선은 끝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트렌트 프랭크스 공화당 하원 의원도 전날 루비오(플로리다)와 크루즈(텍사스) 간 단일화 촉구 서명을 당부하는 서한을 동료들에게 보냈다. 그는 "'두 사람이 협상해 대통령-부통령 러닝메이트를 결정하라'고 요구하면서 본선 경쟁력이 약한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되면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재 공화당 내 여론은 크루즈보다는 루비오 중심의 단일화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크루즈 의원이 공화당 내 강경보수 세력인 '티파티'의 후원을 받고 있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뉴햄프셔주에서 루비오 의원에 뒤져 3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슈퍼 화요일 이전에 두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어느 쪽도 양보할 의향이 없다"고 전했다. 루비오·크루즈 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각각 자신의 지역구인 플로리다(3월15일), 텍사스(3월1일), 오하이오(3월15일) 경선을 배수진으로 삼고 있다. 지역구에서 마지막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루비오의 안방인 플로리다주에서조차 압승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퀴니피액대가 플로리다주 공화당 성향 유권자 7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지지율은 44%로 루비오(28%)와 큰 격차를 보였다. 오는 3월15일 이후의 단일화는 '뒷북'에 그친다는 점도 공화당의 고민거리다. 이때쯤이면 대의원의 60%가 결정돼 단일화를 하더라도 승부를 뒤집기 힘들다. 이 때문에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를 공화당 후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공화당 의원 일부가 트럼프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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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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