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내셔널 골프장 챔피언 코스(파70·7,15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 1라운드. 가르시아가 티샷 한 볼이 왼쪽으로 향해 호수 가장자리에 반쯤 잠겼다. 1벌타를 추가하고 구제를 받는 방법 대신 그는 신발과 양말을 벗은 뒤 바지를 걷어 올리고 물 안에 들어가 두 번째 샷을 했다.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고 파 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가 이날의 유일한 보기를 적어냈지만 우승에 대한 절박함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특히 두 번째 샷을 한 지점은 바로 옆 섬에 서식하는 악어가 수시로 모습을 드러내는 곳이다. 물에서 나오며 불안한 듯 뒤를 돌아본 가르시아는 경기 후 “볼을 빼내는 것보다 악어가 더 걱정이었다”고 돌아봤다.
투지를 불태운 가르시아는 5언더파 65타를 기록해 마이클 톰프슨(미국)과 함께 공동 선두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데뷔 시절 타이거 우즈(미국)를 위협할 신성으로 주목받았던 가르시아는 2012년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통산 8승째를 거둔 이후 승수를 보태지 못하고 있다. 세계랭킹은 19위. 올 들어 처음 출전한 지난주 노던트러스트 오픈에서는 컷오프 됐던 그는 이날 난도 높은 코스를 요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지난 대회 이후 나흘 동안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는 그는 “자신감을 찾았지만 아직 험난한 사흘이 남아있다”며 자세를 낮췄다. 2번홀(파4)에서 142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 이글을 작성한 가르시아는 3번홀(파5)에서 1타를 더 줄였다. 6번홀 위기에서 보기로 선방한 그는 7번(파3)과 8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골라낸 이후 파 행진을 벌이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보탰다.
세계 5위 리키 파울러(미국)는 유일하게 ‘노 보기’ 경기를 펼치며 4언더파 66타를 기록, 공동 3위에 포진했다. 파울러는 지난달 유럽 투어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에서 세계 1위 조던 스피스(미국)와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꺾고 우승한 뒤 3주 전 PGA 투어 피닉스 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의 기대주 김시우(21·CJ오쇼핑)는 공동 10위(2언더파)에서 선두권 도약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김시우는 이 코스에서도 까다롭기로 악명높은 ‘베어트랩(15~17번홀)’을 지나면서 파3인 15번과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냈고 18번홀에서 이글을 작렬하며 기분 좋게 첫날을 마무리했다. 매킬로이는 2오버파 공동 65위로 밀렸다. 알렉스 체카(독일)는 17번홀(파3·177야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2007년부터 이 코스에서 대회가 열린 이래 ‘베어트랩’에서 홀인원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