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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제(중국 설) 이후 안정을 찾아가던 중국 증권시장이 또다시 요동치는 가운데 전 세계 경제 규모의 80%를 차지하는 주요20개국(G20) 경제 수장들이 세계 경제위기 탈출 해법을 논의하는 상하이 G20 회의에 글로벌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6일부터 27일까지 상하이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의 의장국이자 세계 경제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안으로는 곤두박질하는 증시를 떠받치기 위한 시장안정책에 골몰해야 하고 밖으로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안화 변동성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조화하기 힘든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글로벌 시장보다는 당장 외자 유출 방어와 증시 안정 등 내부 이슈에 방점을 둘 수밖에 없는 처지다.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과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이번 회의를 앞두고 잇따른 인터뷰를 통해 "위안화 환율 절하 필요성이 없다"고 강조하며 중국 경제안정성을 부각시킨 것도 다분히 중국 금융시장을 고려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저우 총재가 26일 G20 회의 개막에 앞서 같은 날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 세미나에서 "중국은 경제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여력과 수단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위안화 평가절하를 둘러싼 시장의 섣부른 예측을 차단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번 회의의 관심사는 글로벌 경제성장 속도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각국의 공조 방안 마련 여부다. 전날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G20 회의 개막연설에서 "중국이 막중한 구조개혁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사실상 중국 당국에 경제부진을 돌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를 주문한 상태다.
문제는 이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국이 선택한 길이 근원적으로 서로 다르다는 데 있다. 당장 실물경기 회복의 자신감을 얻은 미국은 금리 인상의 길을 선택한 반면 유럽과 일본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의 길을 택한 상태다. 중국으로서는 수출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해야 하지만 달러화 유출과 증시의 파장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를 고려하면 위안화 평가절하에 선뜻 나설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한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회의 첫째날 김용 세계은행(WB) 총재, 저우 총재와 연달아 양자면담을 가진 뒤 회의 마지막 날인 27일 G20 네 번째 회의인 국제금융체제 세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통해 G20의 정책 공조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상하이=박홍용기자 hb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