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2년간 4만개 새 일자리 만드는 쿠팡의 도전

지난해 로켓배송 서비스로 화제를 모았던 쿠팡이 또 사고를 쳤다. 2017년까지 1조5,000억원을 물류사업에 투자해 2년간 총 4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선언이 그것이다. 물류센터를 기존의 14곳에서 21곳으로 늘려 배송시간을 단축하고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소프트뱅크와 블랙록 등 해외에서 유치한 투자액 14억달러 전액이 이를 위한 자금으로 투입된다. 일개 e커머스 기업이 대기업도 주저하는 조 단위 투자계획에 거리낌 없이 도전한 배포가 놀랍기만 하다.

쿠팡의 선언은 혁신을 향한 도전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난다긴다하는 국내 30대그룹도 최근 1년6개월간 전체의 고용 순증가폭이 8,261명에 불과했다. 하물며 지난해 매출액이 3,500억원에 그친 유통기업이 2년간 국내 굴지의 대기업 전체보다 3배 이상 많은 일자리라니. 분명한 도전과 혁신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긴 과거에도 기업들의 끊임없는 도전이 우리 경제를 위기에서 구해낸 적이 있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벤처기업들은 혁신과 도전을 무기로 대기업의 3배가 넘는 25%의 고용 증가율과 71%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우리나라를 예정보다 2년 앞당겨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서 빼내는 기적을 일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심각한 경기침체도 혁신과 도전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쿠팡과 벤처기업들이 증명한 셈이다.

쿠팡의 사례는 우리에게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과제를 던지고 있다. 배송시간을 앞당기기 위한 물류혁명은 이미 전 세계적 추세가 된 지 오래다. 아마존이 1시간도 모자라 드론을 이용한 30분 배송을 미래 공약으로 내세웠고 구글과 월마트·알리바바도 앞다퉈 드론 배송에 뛰어든 상태다. 여기에 수년 내 상용화될 자율주행차량과 로봇 산업 발전까지 가세하면 유통·물류 시스템이 지금은 상상하지도 못할 수준으로 진화할 수 있다. 쿠팡이 보여준 행보는 우리 정부와 기업들에 이러한 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처할지 묻는 고도의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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