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환갑 맞은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IPO'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절실

장밋빛 미래 향한 과제는

양적 성장 불구 '우물안 개구리' ROE 홍콩의 10분의1 수준 그쳐

미국·영국 등과 어깨 견주려면 법 처리로 구조개편 서둘러야

올해로 환갑을 맞은 한국거래소가 앞으로 또 다른 60년의 장밋빛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외 선진 거래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필수 과제로 꼽힌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수년간 해외시장으로 무대를 넓혀가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지분 출자를 통해 거래소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아제르바이잔에 한국형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거래소의 IT 인프라 수출은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아시아 주요 거래소들과 공동지수 및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유렉스(Eurex) 등 해외 주요 파생상품시장과의 교차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소의 노력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지주회사체제 전환과 기업공개(IPO) 추진 등 거래소 구조개편을 핵심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거래소는 올해 지주사 전환을 통해 내년 중으로 IPO를 마무리하겠다는 비전을 세워놓았다. 코스피·코스닥·파생상품 등 기존 3개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해 경쟁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그러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자동폐기될 운명이 놓이면서 한국 자본시장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 거래소들은 이미 2000년대 중반까지 지주사 전환과 IPO를 마무리하고 해외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2000년 IPO에 나선 홍콩거래소는 2012년 세계 최대 금속거래소인 런던금속거래소를 인수한 데 이어 중국과 교차거래를 통해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해외 거래소에 비해 구조개편이 10년 이상 뒤처진 상황에서 더 지연될 경우 글로벌 자본시장의 변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거래소가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러 있는 동안 글로벌 거래소들과의 격차는 갈수록 커져 지난해 한국거래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5%로 싱가포르(35%)나 홍콩(24%)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자본시장 인프라의 선진화를 위해 필수적인 법안이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휘말려 폐기된다면 결국 금융투자업계뿐 아니라 국내 시장 참여자 모두에 막대한 손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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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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