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글로벌 훈풍타고 '단기 박스권' 탈출… '안도랠리' 오나

정책공조·강달러 둔화에 위험자산 회피심리 완화

外人 5일새 1.3조 순매수

수출감소 등 기초체력 취약… 추가 상승 제한적 분석도


연초 이후 지지부진한 박스권 장세를 연출했던 코스피가 글로벌 정책 이벤트의 훈풍을 타고 올 들어 처음 단기 박스권 상단인 1,950선을 돌파했다. 박스권을 벗어난 3월 증시에 봄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그동안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아온 외국인이 5거래일간 1조3,000억원 넘는 주식을 사들이며 수급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출 감소세 지속 등 내부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아직 취약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 동력은 제한적이라며 철강·조선·건설 등 기업 가치 대비 낙폭이 컸던 업종 위주의 종목별 투자전략을 조언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55%(10.75포인트) 오른 1,958.1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95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말 1,961.31로 증시가 폐장한 후 올 들어 처음이다. 외국인은 전날(3,778억원)에 이어 이날도 5,000억원어치 가까운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의 하루 순매수 금액으로는 지난해 4월24일(5,328억원) 이후 10개월여 만에 최대 규모다.

그동안 '셀 코리아'를 이어가며 지수상승의 발목을 잡던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3월 증시에도 봄날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외국인이 하루 평균 2,000억원 넘게 5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순매수한 것은 과거 순매도 위주의 매매 패턴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외국인 수급은 이미 산유국의 해외자산 매각분을 상당 부분 소화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정책 공조와 달러 강세 둔화에 따른 신흥국의 해외 자본유출 진정, 국제유가의 하방 경직성 강화 등을 고려해볼 때 외국인 순매수세가 당분간 지수를 추가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의 주요 정책 이벤트는 증시 상승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5일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를 시작으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주요국의 통화 및 재정정책이 결정되는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류 팀장은 "ECB 회의를 통해 유럽은행의 부실 우려가 완화되고 중국 전인대에서 재정확대 의지가 확인될 경우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2,000선까지 쉽게 넘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는 무리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정책 공조의 효과가 지수 하락을 방어할 수 있을지 몰라도 'V자' 반등을 이끌어내기는 역부족"이라며 "당분간 추세적 반등보다는 극도의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완화되면서 안도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기관이 반대로 차익실현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점도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지수가 1,920선에 안착한 지난달 26일부터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펀드 환매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매수우위가 이어지는 대신 개인과 기관의 매도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도달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증시의 추세적 상승세 진입을 예단하기 힘든 만큼 철강·조선·건설 등 낙폭이 과대했던 업종과 안정적인 배당주 위주의 투자전략을 조언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내외 경제지표 호전과 글로벌 정책 이벤트의 효과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철강·조선·건설 등 기업 가치에 비해 하락 폭이 가팔랐던 업종 위주의 매수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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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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