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주목받는 시진핑의 '이너 서클'은

막오른 中 최대 정치행사 '양회'

향후 경제정책 좌지우지 류허

美 고속철 수주 주도한 수궈쩡

'포스트 왕치산' 리잔수 등 관심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경제·정치·안보 등 주요 분야 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이너서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세계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중국 경기둔화 때문에 이번 양회를 계기로 부상이 예상되는 경제 브레인의 면모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진핑의 경제책사 류허·수궈쩡=중국 언론이 주목하는 경제 분야 핵심 인물로는 시 주석의 양대 경제책사로 부상하고 있는 류허(64)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과 수궈쩡(59)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부주임이 꼽힌다.

류 부주임은 중국 거시경제 컨트롤타워 격인 발개위 2인자지만 사실상 향후 중국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할 핵심 인물로 불린다. 시 주석의 중학교 동창이며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출신인 그는 시 주석이 미국 측에 "내게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고 소개했을 정도로 신뢰하는 측근이다. 공산당 경제정책을 논의·결정하는 중앙재경영도소조의 주임 자리를 겸하고 있어 당과 국무원의 경제정책 모두를 통제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올해 초 위안화 환율이 요동쳐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 왕양 부총리를 제치고 미국의 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장관급인 그의 위상이 부총리를 앞질렀다면서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 결정권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떠오르는 샛별인 수궈쩡 부주임은 류 부주임과 함께 시 주석의 양대 경제책사로 꼽힌다. 시 주석이 저장성에 근무할 당시 부하직원이었던 그는 중앙정부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지난 2014년 11월 당내 경제 핵심조직인 중앙재경영도소조 부주임으로 발탁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미국 고속철 건설 프로젝트를 중국이 처음 수주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포스트 왕치산으로 떠오르는 리잔수=정치 부문에서는 시 주석 비서실 격인 당 중앙판공청의 리잔수(65) 주임과 딩쉐샹 부주임, 황쿤밍(59) 선전부 상무부부장, 천시(63)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 천이신(56)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 등이 핵심 인물로 꼽힌다.

리 주임은 시 주석이 1980년대 허베이성 정딩현 서기였을 때 인근 우지현 서기로 일한 것이 인연이 됐다. 시 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을 한 리 주임은 내년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자리를 이어 중국 사정·감찰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 주석과 칭화대 기숙사의 같은 방을 사용했던 천 부부장은 시 주석 인사권력의 핵심이다.

안보 부문에서는 차이치(60) 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 부주임과 저장성 출신 멍칭펑(58) 공안부 부부장, 푸젠성 출신 왕샤오훙(57) 베이징시 공안국장 등이 꼽힌다. SCMP는 "시진핑은 주석이 되기 전 함께 일한 동료들을 핵심 측근으로 등용하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빚을 진 당내 인사보다는 과거에 함께 일한 동료에 대한 신뢰감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양회에서 시 주석의 1인 독주 체제가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그의 핵심 측근들을 "왕관을 쓰지 않은 현대판 황제들(Kings without Crowns)"로 묘사하며 "당과 관료조직에 대한 그의 사정·감찰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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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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