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비웃는 北의 무력시위

북한이 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직후 강원도 원산 일대의 동해상으로 단거리발사체 6발을 쏘는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이 발사체는 이날 오전10시께 발사돼 100~150㎞ 비행한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의 KN계열 미사일이나 300㎜ 방사포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북이 단거리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여 만이고 신형 방사포는 지난해 여러 차례 시험 발사했다.

우리 군도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었고 올 들어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북의 도발이 잇따른 상황에서 이번 도발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무기수출입과 해외군수품 수입 금지, 항공유와 로켓연료 대북유입 차단 등 북한의 군부를 직접 압박하는 제재조치를 발표한 지 채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감행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고강도 대북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번 도발을 통해 앞으로도 핵과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문제는 추가 도발이 예상되고 갈수록 도발 수위도 높아질 것임이 분명해졌다는 점이다. 유엔 결의의 본격시행 등으로 우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해질수록 북의 김정은 정권은 도발의 빈도와 강도를 높여가는 무모한 선택을 하리라는 전망이 확실해지고 있다. 여기다 7일부터는 북한 지도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등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예고돼 있다.

이번 북의 도발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기에 크게 놀랄 필요는 없지만 추가 도발에 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경계태세는 늦추지 말아야 한다. 북의 도발이 일상화하면서 일각에서 경계감이 둔해지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점검해봐야 한다. 결국 북 도발의 1차적 피해 당사자는 우리라는 점을 잊지 말고 혹여 있을지 모를 사이버테러 등 다양한 형태의 도발방지 대책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