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경찰의 강제구인 룰라에 약 되나

시위 등 지지층 결집 움직임

브라질 대선 재도전에 힘 실려

부패 의혹으로 위기에 몰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경찰 조사를 전화위복 삼아 오는 2018년 대선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상파울루시 인근 상베르나르두 두 캄푸시에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의 자택 주변에서는 경찰과 야권을 규탄하는 수백명의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전날 룰라 전 대통령이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대형 건설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연방경찰의 조사를 받고 나오자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결집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경찰에서 풀려나온 룰라 전 대통령이 이날 자택을 찾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그의 정치행보에 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들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대통령궁 언론 담당자는 "대통령이 룰라에게 연대와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만난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남미 중도좌파의 대부였던 룰라 전 대통령은 페트로브라스 스캔들로 한순간에 부패정치인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이에 따라 그가 뇌물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음에도 브라질 여론은 지난달 28일 2018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그에 대해 싸늘했다.

그러나 4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강제구인과 경찰 조사가 오히려 룰라 전 대통령에게는 반전의 기회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엘리트 기득권층과 언론으로부터 박해를 받고 있다"는 그의 호소가 지지세력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파울루 소재 민간 연구기관인 제툴리우바르가스재단(FGV)의 안토니우 카르발류 테이셰이라 교수는 이번 강제구인이 "'박해받는 룰라'의 이미지가 견고해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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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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