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저유가에 산유국 신용등급 '추풍낙엽'

원유수출 의존도 높아 재정건전성 '뚝'… 무디스, 12개국 하향 검토

최근의 유가 반등에도 주요 산유국들의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5일(현지시간)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 12개 산유국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또 원유수출 의존도가 높은 바레인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마지막 단계인 Baa3에서 '투자부적격(투기)' 등급인 Ba1으로, 오만의 신용등급을 Aa2에서 A1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바레인은 수출액의 70%를 원유에 의존하며 오만의 경우 정부 재정의 90%를 천연가스 수출로 조달해왔다. 무디스는 또 다른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잔·콩고의 신용등급도 낮췄다고 발표했다.

무디스가 산유국들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강등한 것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유가 하락이 이들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해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 산유국 경제는 그간 원유수출에 의존해왔으나 유가 급락으로 재정상황이 악화하자 이제는 빚을 내 공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시장에서는 최근 국제유가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며 저점 탈출의 기대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은 장기적인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무디스는 올해 평균 국제유가를 배럴당 33달러, 내년에는 38달러로 예측했으며 오는 2019년까지 배럴당 48달러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신용등급 줄하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이미 투기등급(Ba1)으로 강등된 러시아는 추가 강등 위험에 대처할 방침을 밝혔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원유시장의 현실에 맞춰 예산을 짤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 예산의 균형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신용평가회사와 지속적으로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이르면 2개월 내 러시아 등 12개 산유국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등급을 조정할 예정이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사우디아라비아·카자흐스탄·바레인·오만 등 저유가로 고전하는 산유국의 신용등급을 낮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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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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