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100만원 투자자도 PB서비스 받을 수 있다

'독립 투자 자문업' 6월께 도입

■ ISA發 PB대중화… 100만원 투자도 서비스

IFA·로보어드바이저로 PB문턱 낮춰… '묻지마 투자' 크게 줄듯

투자상품 총망라 관리서비스 가능… IFA 자문수수료 규정 등은 과제로


부유층의 전유물로 인식돼온 프라이빗뱅킹(PB·개인자산관리) 서비스를 오는 6월 이후에는 누구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되면서 높아진 자산관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독립투자자문업자(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 도입을 이달 내 입법예고하고 이르면 6월께 시행할 예정이다.

IFA는 특정 금융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투자자문을 제공하는 독립투자자문업으로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국민 자산관리 도우미로 자리 잡았다.

8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3월 중 IFA 도입을 추가하는 내용의 투자자문업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계획"이라며 "6월 시행을 목표로 조만간 구체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FA가 시행되면 복잡한 금융상품 구조와 위험을 제대로 알지 못해 낭패를 보는 투자자들이 크게 줄고 PB 서비스의 문턱이 아예 사라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선두업체인 쿼터백테크놀러지스는 "수요가 늘어나면 100만원대인 소액도 투자자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가 지난 2013년부터 검토한 IFA는 저금리와 고령화 추세로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그동안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IFA 도입 결정의 촉매제는 단연 14일 판매가 시작되는 ISA다. '만능통장' 또는 '국민통장'으로 불리는 ISA가 도입되면서 부유층이 아닌 평범한 투자자의 금융자산운용 자산관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PB 서비스 구조로는 근로소득자들이 주를 이룰 ISA 가입자에게까지 서비스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소속회사 없이 독립적으로 자문을 하는 IFA가 도입되면 기본 은행·증권의 PB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 등과 경쟁구도를 형성해 PB 서비스의 최소자산을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ISA라는 그릇에 로보어드바이저와 IFA라는 음식이 담겨 투자자들에게 제공된다고 보면 된다"며 "ISA 도입으로 자산관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IFA와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로 수요를 감당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IFA 도입은 금융상품 가입도 한곳에 집중하는 이른바 '몰빵 가입'이나 '묻지마 투자' 같은 개미들의 실패와 오류를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2008년 중국펀드, 연초 홍콩H주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같은 집단손실은 자산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대표적 사례들이다.

IFA는 투자자들의 '묻지마 가입'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기존 은행·증권의 PB 문턱을 아예 없애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로보어드바이저와 IFA가 결합하면 PB 대중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투자금액 수백만원도 고액자산들이 이용했던 PB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ISA와 IFA 도입으로 PB 서비스가 대중화될 것이라는 계산속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다. 그동안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은 랩어카운트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국한해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ISA 도입으로 투자상품을 총망라한 포트폴리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기다 IFA들이 판매할 온라인 금융상품 플랫폼도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새로운 사업영역이다. IFA들은 자문수수료를 받는 대신 펀드온라인코리아 같은 온라인 판매채널을 활용하며 판매보수를 낮춰 고객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술 업체 쿼터백테크놀러지스의 김종승 대표는 "기존 PB들이 1인당 200~300개의 개별계좌를 관리한다면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IFA는 1,500계좌 이상을 관리할 수 있다"며 "현재 300만~500만원까지 낮아진 로보어드바이저의 최소 투자분 금융자산이 100만원대까지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투자자문 업체들도 IFA 도입에 맞춰 시장진출 채비를 마쳤다. 카카오톡 증권플러스를 개발한 두나무는 자회사 두나무투자일임을 출범시키고 7일 자산관리 앱인 '맵(MAP)'을 개발했다. 비대면 계약이 자문사에도 허용되는 즉시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맵은 투자자가 투자자문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수익률이 좋은 자문사를 골라 돈을 맡기면 된다. 최소 3,000만원 이상의 자산을 맡겨야 했던 기존 자문사들과 달리 두나무의 맵을 이용하면 500만원 정도도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다. 배성우 두나무투자일임 대표는 "부자들만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일반투자자들도 안정적 자산관리를 통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IFA 도입시 추가로 논의될 내용은 자문수수료다. 현재는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증권브로커들이 판매수수료를 금융상품 공급자에게 받고 있다. 영국의 경우 자문수수료를 소비자로부터만 받도록 해 IFA의 독립성을 유지한다. 박신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판매수수료를 받을 경우 고객의 이익을 우선할 수 없는 구조가 된다"며 "일정수준의 자문수수료를 정하는 대신 금융상품의 판매수수료는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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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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