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인상주의 같이 보실래요] 시대상 엮어 작품해설, 보람 커요

<8> 도슨트 조아라

사학 전공 살려 풍부한 설명

감상의 감동·흥미 배가시켜

알아보는 관객 있을 만큼 인기

[같이 보실래요?] 조아라 도슨트
도슨트 조아라씨가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전이 한창인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클로드 모네의 작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이번 작품은 클로드 모네의 '베퇴유에서 바라본 봄 풍경'입니다. 새로 시작한 사랑의 마음이 들킬까 조심스러워하듯 빠른 필치로 점을 찍어 막 피어나기 시작한 꽃을 그렸습니다. 그렇게 설레는 봄인데도 약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마음 때문일까요. 딱 요즘 풍경을 그린 이 작품 한 점 때문에 이번 전시에 오시는 분들도 있답니다."

모네와 세잔, 르누아르, 반 고흐, 고갱 등 인상주의 거장의 풍경화 67점을 엄선한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를 보기 위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은 도슨트 조아라(28·사진)씨의 손끝을 따라 시선을 옮기고는 그의 말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시해설사인 도슨트는 작품의 감동은 더 진하게, 없던 재미도 만들어주며 관람을 돕는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큐레이터 조씨는 미술작품을 시대상과 엮어 설명하는 도슨트 활동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는다. 전시안내자인 자신이 혹여 감상에 방해라도 될까 옷은 수수한 검정색으로 입고 화장도 거의 하지 않는다.

전시 대표작 중 하나인 반 고흐의 '랑글루아 다리' 앞에 서자 그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포스터와 인쇄물, 아트 상품을 제작하면서 고흐의 이 푸른빛 에메랄드 색을 재현하려고 수십 수백 번 거듭해 작업을 했는데도 결코 원작의 색을 그대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설명한 조씨는 "명화는 결국 사람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감상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해설이 끝나자 관객들은 한 번 더 유심히 작품의 색채감을 들여다보고는 했다. 그림 자체에 대한 설명 못지않게 작품의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또한 도슨트의 몫이다. '랑글루아 다리'에서는 "오래돼 무너진 다리를 고흐의 그림 때문에 다시 지었다"는 일화를 빠뜨리지 않았고 나란히 걸린 '뉘넨의 농가'를 두고는 "고흐의 유명한 '감자 먹는 사람들'의 공간적 배경이 된 농가"라고 소개했다. 40분 도슨트 시간의 막바지, 전시 후반부로 갈수록 다급해진 그는 급기야 "제가 입에 모터 달린 사람처럼 빠르게 얘기하는 것은 할당된 시간에 하나라도 더 보여드리고 얘기해드리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하고 만다.

그는 "앞서 열린 '밀레전' '모딜리아니전'에서 도슨트 활동을 했던 것을 기억하고 인사를 건네주는 분들도 있다"며 "학생 관람객들을 대할 때는 인류사·사회사의 맥을 짚어 교육적인 내용을 강조하고 관련된 책을 소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화·목·금요일 오전 도슨트로 활동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4월3일까지. 1588-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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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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