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친노계인 김경수·백원우·정태호 원외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았고 문재인 대표 측근인 김경협 의원과 윤호중 의원, 친노로 분류되는 김태년·박남춘·홍영표 의원 등의 단수 공천에 대해 ‘친노청산이 안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친노 색(色) 빼기’는 현역 의원 대다수가 살아남는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에 비해 강력한 흐름으로 분류된다. 핵심 친노라고 불리는 이해찬 전 총리가 이날 컷오프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 친노계 좌장격인 노영민 의원 등 중진급 친노 의원 등도 앞서 컷오프됐다. 정세균계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전병헌·오영식 의원 등 주류계가 ‘김종인표’ 공천의 희생양이 됐다.
이날 박 의원의 발언은 국민의당과 더민주의 야권 연대를 거부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박 의원은 “친노 청산이 안됐다. 진정성 없는 김종인 대표의 야권 연대 제안으로 지금은 골이 깊어져서 야권연대가 난망”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박 의원이 문 전 대표의 정치적 신의를 지적한 것은 더민주의 내홍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최재성 의원 등 문 대표의 측근들은 김 더민주 대표의 공천에 대해 “보이지 않는 손, 보이는 손이 둘 다 작용하고 있다”며 강한 반발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계파 보스로서 지금까지 자기에게 충성을 바치던 사람들에게 아무 말 하지 않고 자기만 살려고 한다면 과연 이 정치판이 어떻게 되는 건가”라며 “저도 공천에서 탈락했을 때 김대중 대통령이 ‘박지원은 공천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충성을 바쳐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슨 계파 보스는 자기만 살려고 하고, 떨어져나간 사람은 자기 혼자 죽고, 이래서 이게 의리도 없는 정치판이 되어 버렸다”며 “친박들은 얼마나 친박끼리 뭉쳐 가지고 서로 도와주고 있다. 비박은 비박대로 서로 도와주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그러지도 않다. 의리 없는 정치판을 처음 보면서, 이건 정말 미래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더민주 관계자는 “친박, 비박의 행태까지 칭찬하고 나선 박 의원의 평가는 정말 모순”이라며 “친노 청산이 안됐다고 하면서 책임감을 느끼고 가만히 있는 문 대표를 비판하는 것은 더민주의 내홍을 바라는 것이고 더민주의 혁신을 ‘계파보스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박형윤기자manis@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