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G전자 28년 무분규 타결… 불황에 더 빛난 노사화합

노사 매주 모여 현안 논의하고 노조는 사회봉사·마케팅 솔선

'신뢰의 문화'로 대기록 이어가

경쟁심화 등 불확실성 증대에도 사기진작 차원 임금 1.8%↑합의

격화하는 경쟁과 불황의 시대에 LG전자의 노경문화가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LG전자 노사는 올해 직원들의 연봉을 평균 1.8%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인상률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제품군 사이에 차등 지급됐던 성과급 지급 규정도 노사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협의해나간다.

14일 LG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노사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2016년도 임금 및 단체 협상을 열고 관련 내용을 최종 타결했다. 우선 임금은 평균 1.8% 인상된다. 당초 노조는 지난해 물가 인상률 수준인 3.2% 인상을, 회사는 대부분 기업과 같은 동결을 각각 요청했다. 하지만 LG전자 노사는 냉장고 등 백색가전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 직원들의 사기 진작 등을 고려해 소폭 인상에 합의했다. LG전자는 지난해에는 임금을 평균 4% 인상한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업체 간 경쟁 심화로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기업 경쟁력 확보에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노사는 근로 조건을 개선해 35세 이상만 받을 수 있던 임직원 건강검진을 입사 후 5년이 지나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지난 4~5년 동안 직원들 사이에 형평성 논란이 많았던 제품군별 성과급 차등제도 역시 노사가 공동 TF를 만들어 3개월 더 논의해 2·4분기께 최종 개선 방안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LG전자는 올해도 파업 등 쟁의행위 없이 무분규로 임단협을 끝내면서 제조업계에서 보기 드문 28년 연속 무분규의 대기록을 이어갔다. LG전자가 장기간 큰 마찰음 없이 매년 임단협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비결은 화합을 강조하는 인화(人和) 정신과 소통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LG전자 노조와 경영진은 매주 1회 정기적으로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기능직군은 월 1회 사측과 만나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임협이나 임단협 기간에는 1박 2일 워크숍을 통해 양쪽의 요구 사항을 충분히 전해 듣고 이후 3~4일 동안 연속으로 집중 교섭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다. 노조는 사회적 책임을 앞세워 각종 봉사활동도 솔선수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사 모두 28년 연속 이어온 무분규라는 전통을 이번에 깨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어 더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는 것도 비결"이라며 "다른 업체들과 달리 노조가 나서서 마케팅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가 서로 신뢰하는 것 역시 비결이다. 2011년 임협 당시 스마트폰 진출이 늦어져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당시 구본준 CEO(부회장)가 동종 업계보다 더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제시하는 등의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한편 지난해 임금을 동결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평사원 임금 기준 인상률을 2%, 성과인상률을 2.3%로 지난달 확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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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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