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인탑스, 제조 스타트업 밀어주는 '키다리 아저씨'

10여곳 디자인·제품양산 지원 등 스타트업과 '제조 상생모델' 눈길

자금 부족 업체엔 은행 매칭투자… 해외 판로 연결해 수출길도 넓혀

"실리콘 밸리처럼 1조 기업 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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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철(가운데) 인탑스 신사업추진실 전무와 직원들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탑스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으로 화분에 물을 주고 조명도 조절할 수 있는 화분 '플랜티'를 제조하는 스타트업 엔씽(N.thing)은 2013년 창업한 이후 올 3월 드디어 제품 양산 작업에 들어간다. 스타트업이 제품을 만들어 본격적인 양산 작업까지 들어가려면 자금이나 제조 노하우 등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엔씽은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업체 인탑스의 도움을 받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양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달 초도 물량 1,000개를 생산하고 올해 안에 2만개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제품을 양산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인탑스의 제조 상생 모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인탑스는 지난해 6월부터 하드웨어 스타트업 10여개를 선발해 제품 양산을 위한 디자인과 지분 투자, 마케팅 등 제조업 전문 엑셀러레이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존에 자금 지원과 멘토링 서비스를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와 달리 제조업 분야에 집중하며 전통 제조업체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철 인탑스 신사업추진실 전무는 "미국 시장 트랜드를 조사하던 중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등 크라우드펀딩 업체들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획기적인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 추세가 국내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제조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페이퍼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며 "제조 강국인 일본이 한국과 대만의 가격 경쟁력에 뒤져 제조 산업이 뒤떨어지게 된 것처럼 한국도 곧 중국에 따라잡혀 제조 강국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인데 국내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를 기업답게 사업화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탑스도 설립 당시인 35년 전에 한 두 사람으로 사업을 시작해 국내 제조 산업을 키워온 만큼 제조업 선배로서 제조업을 부흥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탑스가 그리는 비즈니스모델은 미래의 대형 고객사가 될 만한 스타트업을 키워 양산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아직 초기 단계라 당장 수익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지만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윤창범 인탑스 신사업추진실 팀장은 "투자를 이미 받아 시제품까지 만들 수 있는 스타트업의 경우 추후에 양산 계약을 통해 수익이 날 수 있고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는 직접 기업은행과 매칭 투자도 한다"며 "사실 전통적인 제조업체 입장에서 비즈니스모델로써는 약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나라 스타트업도 실리콘밸리처럼 1조원의 기업가치가 되는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라면서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탑스는 보유하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타트업들의 제품이 해외에서 팔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전무는 "지금까지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성장을 스타트업 산업의 1라운드로 보면 경쟁력을 갖춘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는 업체를 키우는 게 2라운드가 될 것"이라며 "인탑스가 가진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기반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인탑스의 이 같은 도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인탑스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육성이 당장 수익성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성장이 정체된 국내 제조 업체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천=강광우기자 pres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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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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