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라이프앤] 30년간 끊임없는 혁신화승… 토종 브랜드 '스포츠 트렌드' 이끌다

탄생 30주년 맞은 르까프

화승, 86아시안게임 앞두고 자체 브랜드 개발… 운동화시장 변화 주도

기능성·디자인 뛰어난 스포츠 전문 의류 히트

양궁 등 국가대표팀 후원… 레저문화 활성화에도 앞장

올해 '팜므' 라인 등 출시… 새롭게 힘찬 도약 나서

[르까프 사진자료] 화승의 전신 동양고무공업_톤다운
1986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출범 30주년을 맞는 토종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의 발자취가 담긴 사진들.
[르까프 사진자료] 1986년 잡지 광고
1986년 잡지에 실린 르까프 광고
[르까프 사진자료] 1989년 신문 광고
1989년 신문에 게재된 르까프 광고
추억공모전 수상작 4_르까프와 함께 설레는 여행중
르까프가 30주년을 기념해 진행 중인 히스토리 추억 공모전 수상작 '르까프와 함께 설레는 여행 중'
추억공모전 수상작 2_르까프 패밀리룩 연출
르까프 30주년 히스토리 추억 공모전 수상작 '르까프 패밀리 룩'
[르까프 사진자료] 사는게 다 스포츠야 바이럴 영상
'사는게 다 스포츠야'라는 슬로건으로 제작된 르까프의 최신 광고의 한 장면. 배경 사진은 르까프를 만든 화승의 전신 동양고무공업의 모습. /사진제공=르까프


지난 달 르까프 앞으로 빛바랜 사진들이 담긴 이메일과 우편이 속속 도착했다. '르까프 30주년 히스토리 추억 공모전'에 응모된 이 사진들 속에는 추억의 르까프의 로고가 박힌 '츄리닝'을 입고 있는 80~90년대 청춘들과 르까프의 티셔츠를 나란히 입고 여행을 떠난 가족들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토종 스포츠 브랜드로 1986년 출발해 '온 국민의 체육복'으로 스며든 르까프의 역사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지난 30년간 르까프가 걸어 온 길은 우리나라의 발전사와 스포츠 트렌드의 변화상을 담고 있다. 1953년 동양고무공업이라는 이름으로 '기차표 고무신'을 판매했던 화승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자체 브랜드 개발의 필요성을 느꼈다. 수년간 글로벌 브랜드 주문자상표부착방식의 제품을 생산하며 입증해온 기술력과 품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욕심이다. 이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르까프다.

1986년 르까프 첫 신발인 '스플렌디드' 발매를 시작으로 90년대에는 테니스화와 농구화 등 전문적인 운동을 위한 제품이 대거 출시됐다. 처음에는 기능성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90년대 중반부터는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이 서서히 등장했다. 90년대 후반에는 다목적 조깅화와 다목적 스포츠샌들이 히트쳤다. 스키복, 수영복 등 기능성 중심의 스포츠 전문 의류가 출시되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여가와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덕이다. 2000년대는 '웰빙'의 시대였다. 언제 어디서나 맨 몸으로 할 수 있는 걷기 운동이나 달리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쏟아졌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건강을 위한 신발 개발에 들어간 르까프는 2000년 후반 다양한 워킹화를 출시했다. '아웃도어' 열풍이 불면서 윈드브레이커와 다운재킷 등 보온, 방풍 기능을 담은 제품도 쏟아졌다. 최근 들어서는 일상과 스포츠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스포츠, 캐주얼, 트레일, 다이어트 워킹화 등 한층 세분화된 콘셉트의 기능성 신발을 개발하는 한편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애슬레져의 유행을 고려해 더 세련된 디자인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

르까프는 국내 스포츠 문화 활성화에도 앞장서왔다. 국내 대표 스포츠 브랜드로서 국가대표팀 선수들 후원은 물론 길거리 농구대회, 텐트촌, 르까프 스키스쿨 등을 지원 및 운영해 사람들이 레저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이후로 펜싱과 유도, 양궁, 복싱 등 효자종목인 국가대표팀들을 후원했고, 특히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국가대표 양궁팀의 경우 1998년부터 20년간 후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프로농구 KT는 물론 업계 최초 프로게임단 르까프 OZ를 창단하며 국내 스포츠 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왔다.

물론 언제나 좋은 시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르까프는 운동화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90년대 후발국의 추격과 가격경쟁력 하락, IMF 등으로 고전을 겪었다. 이에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적극 대응하고자 영국 런던에 UK디자인사무소를 설립, 글로벌 트렌드를 접목한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며 스포츠사업의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또 베트남에 세계 최대 규모 신발 생산공장을 세우고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해 위기를 극복했다.

이처럼 30년이라는 긴 시간 르까프가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기능성 및 디자인 등 탄탄한 제품력이었다. 르까프는 자체 신발 제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화승에서 1981년 설립한 신발연구소를 바탕으로 제조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켰다. 자신의 발에 꼭 맞춘 듯한 최적의 피팅감을 주는 워킹화 라인 더핏과 러닝 시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부상을 방지해주는 듀얼라이드 등은 부산국제신발전시회(BISS)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또한 지난 해 7월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상위 10개 브랜드 대상 티셔츠 기능성 평가에서 기능성과 안전성, 내구성, 견뢰도, 가격 등 총 5가지 항목에서 전관왕을 차지하며 의류 제품력도 인정받았다.

르까프는 올해 론칭 30주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시작으로 르까프는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여성 스포츠 전문 '팜므' 라인을 들고 나왔다. 최근 요가와 필라테스 등 스포츠에 참여하는 여성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팜므 라인을 통해 운동복과 일상복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감각적인 스포츠웨어를 제안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상과 스포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최근의 트렌드에 꼭 맞는 새로운 러닝화 '박스터'도 출시했다. 갑피에 절개가 없는 무재봉 공법을 적용해 뛰어난 착용감을 자랑한다. 르까프만의 모션 컨트롤 기술을 활용해 보행 시 발의 뒤틀림을 방지해주는 사출물을 적용해 안정감 있는 러닝이 가능하다.

30주년을 기념한 상품출시와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르까프의 과거 로고를 활용한 '헤리티지' 신발 및 의류를 내놓은 것. 또 30주년 히스토리 마케팅 일환으로 르까프 공식 홈페이지 내 30주년 스토리 페이지를 오픈, 르까프의 과거 주력제품을 비롯해 슬로건을 공개했다. 이를 시작으로 매 월 브랜드 모델, 주요 마케팅 활동 변천사 등 다양한 아이템을 통해 르까프의 역사를 재조명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앞서 르까프는 '사는 게 다 스포츠야'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모델 이서진을 기용해 80년대 르까프 TV 광고를 패러디한 '추억의 광고 대전' 캠페인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르까프는 올해도 부모, 직장인, 학생의 일상을 고스란히 녹여내며 올림픽을 연상케 하는 TV광고를 시작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연계한 올림픽 바이럴 영상을 통해 공감 마케팅 전략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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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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