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또 코스피 막아서는 '환매의 벽'

지수 2000선 근접에 9일새 1조 이상 유출

기관 매물 부담 확대… 상승세 제약 가능성


해외 시장 훈풍을 타고 코스피가 2,000선을 향해 질주를 시작하자 펀드 환매 물량이 또다시 장애물로 등장했다. 기관의 매물 부담이 커지면 오랜만에 돌아온 외국인투자가에 힘입어 오르기 시작한 코스피 상승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9거래일 동안 총 1조899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들어 1,800선까지 고꾸라졌던 코스피가 최근 1,970선까지 회복하면서 저점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한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펀드 자금을 운용하는 투신권은 이달 들어서 1조1,55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올 들어 지난 2월 말까지 1조2,435억원을 사들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투신을 비롯한 기관의 매도세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2.30포인트(0.12%) 하락한 1,969.97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지속했던 상승세를 멈췄다.

그동안 주식형펀드의 자금 패턴은 코스피지수 1,900선 안팎에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해 2,000선이 넘으면 환매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펀드 투자자들이 조금만 이익을 올리면 바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 전망도 안 좋게 보고 있어 지수 상단을 낮게 잡고 환매하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로 힘을 받고 있던 코스피가 기관의 환매 벽에 부딪쳐 지수 상승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하순부터 코스피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2조65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김 연구원은 "기관의 매도가 코스피 상승세를 압박할 수 있겠지만 최근 유가상승으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호전되면서 지난달보다 환매 압력이 덜해지고 있어 앞으로 기관의 수급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민주·이주원기자 parkm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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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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