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유승민계 '피의 화요일'… 김무성계는 대부분 살아남았다

■ 비박계 대거 공천 탈락

"진박 한데 뭉쳐 국정 주도권 잡기"

유승민계·친이계 등 철저히 배제

황우여는 지역구 옮겨 간신히 공천

15일은 김무성계를 제외한 새누리당 비박계에는 '피의 화요일'이 됐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날 저녁 발표한 4·13총선 지역구 후보자에 대한 공천심사 결과 현역 의원 6명이 공천배제(컷오프)됐다. 공교롭게 6명 전원이 비박계로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을 포함해 김희국(대구 중구남구)·류성걸(대구 동구갑)·안상수(인천 서구강화을)·이종훈(경기 분당갑)·조해진(경남 밀양 창녕) 의원 등이다.

특히 이날 공천 발표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측근으로 통하는 김희국·류성걸·이종훈·조해진 의원 등 유승민계 4인방이 모조리 공천 탈락했다. 전날 탈락한 대구 권은희·홍지만 의원도 상대적으로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사이고 일찌감치 공천 배제된 이이재(강원 동해삼척) 의원 역시 유 전 원내대표 측근 중 한 명이다.

유승민계뿐만 아니라 친이계도 철저히 배제했다. 친이계의 맏형격인 5선인 이재오 의원이 컷오프됐고 이명박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임태희 전 의원도 탈락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재직시 박근혜 대통령과 부딪혔던 서울 용산의 3선인 진영 전 장관도 공천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5선 중진의 황우여 의원은 인천 연구갑에서 서구을로 지역구를 변경해서야 겨우 공천을 받았다. 황 의원은 교육부 장관 재직시 국정교과서 논란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청와대로부터 점수를 잃었다.

◇진박 중심의 여권 재편 예고=이날 공천은 현재의 여권 핵심부가 향후 정국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지를 보여준다. 즉 다소의 무리가 있더라도 대통령 임기 후반은 친박 중심의 단일체제로 여권과 정국을 이끌고 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이번 기회에 친유승민계·친이계등의 반대그룹을 여권에서 탈락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부소장은 "한마디로 여권 핵심부는 총선 승패에 대한 관심보다는 7월 전당대회 등 향후 정치일정을 더 고려한 포석으로 해석된다"며 "후반부 국정 안정을 위해 진박이 필요하고 퇴임 이후에도 TK가 똘똘 뭉쳐 보호하는 안전장치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격렬한 반발, 선거불리·레임덕 초래할 수도=그러나 격렬한 반발과 여권의 갈등 심화로 인한 조기 레임덕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비박계 거물의 학살로 여권 내 권력 지형이 친박계로 급속히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에 반대한다"며 "오히려 이재오 의원 등 탈락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레임덕을 재촉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양호 부소장도 "이날 유승민계 탈락은 친박 가운데서도 진박으로만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미"라며 "수도권 민심은 이게 공당이냐 하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수도권 지역의 경우 3~5% 차이의 박빙으로 승패가 갈릴 수 있는데 유승민계의 컷오프로 무당파가 이탈할 수 있다. 새누리당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여당 입장에서는 그동안 어려운 지역구 상황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해 온 이재오·진영 의원을 공천 탈락시키겠다는 것은 야당이 그 지역에서 당선되는 것도 감수하겠다는 의미"라며 "오히려 새누리당에 불리한 결과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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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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