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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건설 성수기를 앞두고 중국산 철근의 국내 공습이 거세지고 있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중국산 철근 수입량이 7만4,000여톤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중국산 수입량 7만8,000톤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춘제 영향으로 지난달 계약한 물량이 이달 들어 선적한 경우가 많다"며 "이달 한 달간 약 15만톤가량이 중국에서 수입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중국산 철근 수입량은 지난달 이미 전년 대비 62% 늘어났다. 지난해 3월 중국산 철근 수입량이 5만6,000톤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달에도 증가폭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산 철근 수입은 지난해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산 철근 수입량은 112만톤으로 전년 대비 70% 급증했다. 이중 중국산이 99만톤으로 88.2%에 달했다. 철근은 대표적인 저부가가치 철강재로 유통 비용 때문에 그동안 수입량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건설물량이 급증하면서 철근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중국산과 국내산 철근 가격 차이가 톤당 15만원에서 최고 18만원까지 벌어지면서 중국산 철근수입이 크게 늘었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재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건설업자 및 유통업자들의 선구매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중국 철강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국산과 가격 차이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 현재 중국산과 국내산 철근 수입 가격 차이는 톤당 5만~6만원선이다. 철근 생산·유통 전문회사인 한국철강 관계자는 "지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국산 철근이 소매시장을 장악했다"며 "KS규제를 덜 받는 오피스텔·빌라·공장 건설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은 올해도 중국산 철근 공습에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 시장 규모가 지난해 1,100만톤에서 올해 1,000만톤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입 규모가 유지된다면 국내 철강사들에 타격"이라며 "앞으로 수입 동향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