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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癌치료 새 길 연 '면역 항암제' 적합한 환자 선별기준이 중요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건강면, 칼럼 사진>

최근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한 제약회사의 면역 항암제 투여 뒤 앓고 있던 암이 더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선언한 후 면역 항암제에 대해 문의하는 암 환자가 많아졌다.

면역 항암제는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기존의 치료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반면 면역 항암제는 환자 스스로 면역체계를 활용하는 것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치료제다. 기존 치료제보다 치료 효과는 높이고 치료 효과가 없어지는 내성 문제를 해결했다.

또 기존 항암치료 과정에서 암 환자들이 흔히 겪는 백혈구 저하, 전신 무력감, 구토, 탈모, 소화불량과 같은 전신 부작용이 훨씬 적게 나타나 암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실제 한 연구에 의하면 면역 항암제를 투여 받은 환자군이 기존 항암제 치료를 받던 환자군보다 치료 이후 건강상태 및 삶의 질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평균 수명인 81세까지 생존할 경우 10명 중 3명이 암을 앓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암이 더는 '일부'의 질환이 아니므로 암 치료의 목적이 단순 생존기간 연장이 아닌 '일상 복귀' '삶의 질 향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면역 항암제와 같은 치료제의 효과가 더욱 기대된다.

면역 항암제는 몸속 면역체계를 이용하는 기전 특성상 이론적으로 모든 암에 적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폐암과 유방암·위암·두경부암 등 30종 이상의 암종에서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다양한 암종에서 더 많은 환자에게 있어 면역 항암제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양한 암종에 적용되기에 앞서 어떤 환자가 효과를 볼 것인지에 대해 적합한 선별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 항암제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선별기준 중 현재 가장 가능성을 보이는 것은 'PD-L1(암세포에서 나오는 단백질의 한 종류)'의 발현율이다. 대표적인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임상연구에 따르면 PD-L1의 발현율이 높은 암 환자일수록 기존 항암제 투여군보다 생존율이 46∼50%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앞으로 적합 환자들에게만 면역 항암제를 사용해야 비용 대비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면역 항암제가 앞으로 암 환자들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획기적인 치료제인 만큼 전문적인 견해 없이 오·남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면역 항암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충분한 임상 경험과 전문적 지식을 가진 의료진에 치료를 받아야 하며 의료진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환자에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혜련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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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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