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총선 공약서 포퓰리즘 걷어내겠다는 강봉균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3일 선거대책위원회 발족과 함께 기존의 총선공약을 전면 재검토해 완전히 다른 공약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당의 공약을 봤는데 재정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성 공약이 전부였다"며 "돈을 어떻게 대겠다는 내용은 없는데 그런 식으로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총선이 못 된다"고 공약 전면수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말은 점잖게 했지만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경제정책 전문가 입장에서 새누리당의 기존 공약이 완전한 '엉터리'라는 점을 꼬집은 셈이다.

강 선대위원장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재정투입도 대기업 구조조정 지원과 이를 통한 투자확대, 일자리 창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나오는 '청년수당'과 관련해 "한달에 몇십만원씩 준다고 청년 취업에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일축했다. 강 선대위원장 발언의 핵심은 간단하다. 총선을 앞두고 우후죽순으로 쏟아내고 있는 새누리당 공약에서 포퓰리즘적 요소를 철저히 걷어내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치권이 총선이 다가올수록 '나눠먹기'식 양당 정치구조에 빌붙어 대안이나 해법 제시보다 오로지 득표를 위한 포퓰리즘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을 이미 수차례 경고해왔다. 그런 차원에서 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신선하면서 앞으로의 실행 여부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한다. 여야 가릴 것 없는 볼썽사나운 내부 주도권 싸움으로 국민 대부분이 정치권에 식상함과 실망을 느끼는 마당에 그나마 긍정적인 변화의 단초를 봤기 때문이다.

정치는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싸움(경쟁)'을 하는 선대위 운영에 방점을 찍는 그의 주장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같이 상식적인 주장이 주목받을 정도로 우리 정치권은 지금 퇴행적이고 시대역행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강봉균이 시작하겠다는 '새로운 얘기'의 성패야말로 진정한 '새 정치'와 맥이 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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