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를 포함해 당 최고위원회에서 의결이 보류된 5곳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선거 규정상 추경호·정종섭 후보 등 진박 후보들은 이번 4·13총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김 대표가 친박계에 맞서 배수진을 치고 ‘옥새 투쟁’에 나선 것이다. ★관련기사 4·5면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보류된 5개 지역(서울 은평을·송파을, 대구 동갑·동을·달성)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의결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지금부터 후보등록이 끝나는 내일(25일)까지 최고위를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방침이 관철되면 해당 지역구의 유재길·유영하·정종섭·이재만·추경호 등 진박 후보들은 총선 출마가 힘들어진다. 이들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출마 방법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인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 23일 자정 이후로는 당적변경, 즉 탈당을 통한 무소속 출마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이날 거부는 사실상 그간 친박계 중심으로 운영돼온 공천관리위의 진박 낙하산 공천 시도를 봉쇄하겠다는 의도다. 또 공천 과정을 주도한 청와대에 대한 항명의 성격도 있다.
김 대표는 “이번 공천 과정을 보면서 나는 무엇이 진정 새누리당을 위하는 길인가 수없이 고뇌했고 그 결과 잘못된 공천을 최소한이나마 바로잡아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후 부산 지역구로 내려갔다. 이에 친박계인 원유철 원내대표도 곧바로 부산으로 발길을 돌려 현지의 한 횟집에서 김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갖고 당무 복귀를 촉구했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는 “25일 상경해 당무에 복귀할 것”이라면서도 “최고위 소집은 없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나윤석기자 bsci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