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서울경제TV] 회계법인, 분식회계 ‘뒷북고백’에 비난 고조

[앵커]

지난해 사상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 규모의 회계 처리해 잘못했다고 공시해 재무제표를 수정 중인데요.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를 맡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기업이 건전하게 돌아가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회계법인이, 엉터리 회계처리를 해놓고는 뒤늦게서야 회계오류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를 낮추고자 잘못을 인정하고 나서 비판의 목소리 높습니다. 자세한 소식 보도국 김혜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논란이 거센데, 외부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논란의 중심에 있다면서요, 무엇이 문제인가요?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지난해 5조 5,000억원의 영업손실 중 2조원은 2013년과 2014년 재무제표에 반영했어야 한다며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문제는,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감리가 본격화되자 뒤늦게 안진이 회계감사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국내 조선엡계 빅3 중 유일한 흑자기업이였던 대우조선은 이번 회계손실에 따라 2013년과 2014년 적자 전환하게 됩니다.

사실상 안진회계법인 분식회계를 묶인 것으로 그 동안 대우조선을 믿고 투자한 주주들과 관련 업체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회계 오류에 대해 공동책임이 있는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왜 스스로 오류를 인정하고 나섰는지에 관심이 모아 질 수 밖에 없을텐데요?

[기자]

네, 안진회계법인이 이처럼 뒤늦게 잘못을 인정한 이유는 징계 수위를 낮추려는 의도가 숨어있었다는 분석입니다. 회계법인이 스스로 오류를 발견해 수정할 경우 금융당국은 정상을 참작해 제재를 낮춰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증권선물거래위원회의 부실회계 징계 감경 규정을 보면 감사인이 감리가 시작되기 전에 문제가 된 회계를 바로잡으면 2단계, 감리 이후 정정하면 1단계 징계를 줄여주는 조항이 있습니다. 즉 안진으로서는 증선위에서 1단계 징계 감경을 받을 수 있는 사유가 생긴 셈입니다.

[앵커]


이전에도 기업들의 분식회계 사례가 꽤 있었는데요. 이전 분식회계 사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또 이와 관련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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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네, 과거 금융당국은 대우건설의 3,800억 원대 분식회계를 적발하고 법정 최고 규모인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분식에는 고의성이 크지 않았다 판단하고 책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는데요. 그러나 이번 대우조선의 경우 분식회계 규모가 수조 원대로 전망되면서 최고 수준의 과징금 부과와 전 경영진의 검찰 고발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입니다.

2011년에는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터졌을 때 일 입니다. 회계법인의 적정 의견 감사보고서가 첨부된 증권보고서를 믿고 후순위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회계법인들을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대우조선과 안진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들의 줄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앵커]

이런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데 회계법인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기자]

네. 회계법인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2010년부터 대우조선을 외부감사하면서도 해마다 적정 의견을 내준 딜로이트 안진이 분식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 준 것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대우조선이 부실덩어리가 돼 4조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됐는데도 책임은 커녕,자신들의 회계오류에 대한 제재를 낮추기에만 급급한 모습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작년에는 대형 회계법인의 20~30대 젊은 회계사들이 서로 감사 업무를 통해 알게 된 기업 정보를 공유해 주식 투자로 돈벌이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감독의 책임이 있는 금융당국도 제재를 강력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금융당국이 부실 회계 처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사례를 통해서 확인해 보시죠.

실제 금감원이 나선 주요 기업에 대한 회계 감리는 2011년 137건에서 2014년 89건으로 줄었습니다. 작년에는 7월까지 55건에 불과했습니다 (통 CG)

또, 금감원이 기업 부담을 줄여준다는 명목으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 감리하는 표본감리도 2011년 99건에서 2014년 37건으로 줄었습니다 (통CG)

[앵커]

제2의 대우조선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될텐데요. 재발방지 대책은 무엇인가요?

[기자]

네, 특정 기업군의 부실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회계법인들의 무능과 무책임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이를 원척적으로 막을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회계법인이 잘못된 감사를 했을 경우 감사오류에 대한 배상책임이 약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회계법인도 파산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도록 책임론을 강화 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제2의 대우조선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뿐 아니라 주체인 기업과 이를 감독하는 금융당국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겠다는 소명의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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