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정의화+유승민…'非朴 결사체' 탄생하나

鄭 의장, 유승민과 자주 만나 정치구상 논의

'비박연대' 가세땐 선거 뒤흔들 대안세력 부상

부산·경남-대구·경북 연합 구상도 가능할듯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지난해 6월 정의화(오른쪽) 국회의장과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실에서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지난해 6월 정의화(오른쪽) 국회의장과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실에서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새누리당 바깥에서 새로운 정치세력 규합을 모색하기로 하면서 정 의장과 유승민 의원을 구심점으로 한 새로운 ‘비박(非朴)계 정치결사체’가 탄생할 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을 지켜보며 복당 의지가 꺾인 정의화 의장이 이미 탈당한 유승민 의원과 정치 연대에 나설 경우 중도·우파를 아우르는 강력한 보수 대안 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공천 배제된 데 이어 여권 계파갈등의 최대 뇌관이었던 유 의원마저 지난 23일 내쫓기듯 새누리당을 떠나면서 이미 정치권에서는 비박 무소속 연대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비박계의 거물급 인사인 이재오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계파 성향에 차이가 있고 유승민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조해진·류성걸·권은희 의원 등은 정치적 파괴력이 다소 약해 무소속 연대가 전체 선거 판도를 뒤흔드는 태풍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따라 붙었던 게 사실이다. 친박계인 원유철 원내대표가 2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비박연대를 할 만큼 중심적인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 건 분명하다”고 평가절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이번 총선이 아니더라도 정의화 의장이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한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박 연대에 가세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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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이번 공천 국면을 거치면서 사실상 심리적 분당 상태에 다다른 가운데 부산·경남(PK)를 기반으로 5선을 지낸 정의화 의장과 대구·경북(TK)이 텃밭인 유승민 의원이 힘을 합친다면 보수 세력의 새로운 대안으로 정치권에 태풍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화 의장은 실제로 최근 유승민 의원과 자주 접촉을 가지면서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의견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화 의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유승민 의원이) 당선돼서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그건 옛날 방식 아니냐. 차라리 밖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밝힌 것 역시 둘 사이의 모종의 ‘의견 교환’ 속에서 나온 발언일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의화 의장의 구상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지만 비박계 수장으로서 공천 막판 ‘옥새 반란’을 통해 사실상 청와대와 결별한 그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의원들이 친박계의 반대에 부딪혀 복당이 좌절된 후 정의화 의장을 중심으로 한 정치 연대에 가담할 경우 현 정부의 레임덕도 그만큼 앞당겨 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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