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포커스] 낙후지역부터...수도권 규제 족쇄도 푼다

지역전략산업 '규제 프리존' 특별법 국회 제출

정부,불합리 규제정상화 명분

연천·포천 등 공장증설 허용

총선 공약 맞물려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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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의 지역전략산업을 육성하는 ‘규제 프리존(free zone)’ 특별법이 지난 24일 국회에 제출되면서 ‘뜨거운 감자’인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해 말 규제 프리존 도입을 예고하면서 경기 동북부 낙후지역에 대해서도 기업 투자여건 개선 및 입지지원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 규제의 근간을 유지하되 낙후지역 역차별 등 불합리한 규제를 정상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수도권 규제 완화의 신호탄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4·13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북부지역 출마자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28일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가 풀어준 수도권 규제를 원상 복구하고 국가균형발전 이념을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지역공약을 내걸어 논란이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정부는 규제 프리존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는 시점과 연계해 경기 동북부 낙후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 예상대로 오는 5월 임시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되면 법령 공포 이후 3개월이 지난 8월 말부터는 관련법이 시행된다. 정부는 특별법 시행시기에 맞춰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지역발전위원회와 지자체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경기 동북부 낙후지역 가운데 수도권 접경지역은 수도권 범위에서 제외해 해당 지역 내 산업단지 및 공장 건축면적 제한을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수도권 소재 공항·항만 등 특수지역 내 공장 신증설 기준도 완화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획일적으로 투자를 가로막았던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의 굴레에서 벗어나 공장과 대학 등을 유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연천·동두천·포천 등 경기 동북부 일부 접경지역을 수도권 범위에서 제외해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방과 유사하게 낙후된 경기 동북부 낙후지역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아직까지는 공식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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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 완화는 역대 정부마다 뜨거운 감자였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경제계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비수도권 지자체 및 지역 경제계에서는 ‘절대 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수도권 규제 완화가 수도권 집중화를 더욱 심화시켜 지역 경제를 죽인다는 논리였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자체들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지역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1982년 수정법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수도권에 속한 지역은 지난 34년간 수도권 규제와 환경 규제를 비롯한 각종 중복 규제에 묶여 있다. 토지이용 제한 및 대규모 개발행위 제한 등이 대표적이다. 수도권 규제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 있는 지역에서는 공장 및 기업 설립의 제한을 받고 취득·등록세 중과세 등 과밀부담금까지 부담하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수도권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핵심 덩어리 규제는 여전히 남아 기업들의 투자 환경을 옥죄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도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초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종합적인 국토정책 차원에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단서를 달면서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을 제시했다. 또 수도권 규제 역시 덩어리 규제로 보고 단두대에 올려 한번에 철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지역 논리에 밀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16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명분 삼아 전국 14개 지역에 규제 프리존 도입을 확정하면서 수도권에 대해서도 낙후지역인 경기도 동북부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제 프리존이 입법 단계로 넘어간 만큼 수도권 규제에도 정부가 손을 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의견이 여전히 많은 만큼 현실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8일 대전시에서 열린 대전·충남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소위 규제 완화라는 미명 아래 수도권 규제를 계속 완화해 수도권에 대한민국 50% 이상의 국민을 모아놓고 있다”며 “수도권에 많은 토지를 이미 장악한 대기업이 항상 요구하는 게 수도권 규제 완화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 수도권은 비대해지고 지방은 피폐해지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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