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연합은 29일 성명을 통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작한 ‘설현의 아름다운 고백(화장품 편, 스마트폰 편, 엄마의 생신 편)’ 선거 홍보 영상 배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광고에 성차별적 인식과 청년 유권자에 대한 편견이 깔려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논란이 된 장면은 투표 독려 영상인 ‘설현의 아름다운 고백-화장품 편’에서 설현이 “언니, 에센스 하나도 이렇게 꼼꼼하게 고르면서”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연합은 “여성이 정치·사회 문제만큼 중요시하는 것이 화장품, 즉 외모라는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하고 있어 성차별적”이라며 “여성을 본인이 바쁘다는 핑계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이기적이며 개념 없는 유권자이자 시민의식 없는 시민으로 묘사해 여성의 정치, 사회적 인식을 비하하고 왜곡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들은 “청년들이 화장품과 스마트폰은 열심히 고르면서 투표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다고 꾸짖고 있다”며 “취업난과 주거난으로 이 시대 청년 세대가 고통받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홍보물은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내용으로 편견을 재생산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청년들이 취업난과 주거난으로 힘든 것은 맞지만 왜곡시킨 사실이 없는데 과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그냥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광고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이 광고는 청년들이 자기 일에는 관심이 많으면서 투표는 안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며 “여자 연예인이 콕 집어 ‘언니’라고 말하며 화장품 고르는 것만큼 선거에 참여하라는 식의 공익 광고가 옳은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선관위측 관계자는 “해당 광고들은 여성단체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의도로 만든 게 아니다”면서 “별도의 입장 발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선관위는 2014년 지방선거 홍보 웹툰에서 미인대회 출전을 위해 선거 전날 쌍커풀 수술을 하게 되면서 투표를 망설이는 여성을 그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주현정 인턴기자 hyunjeong1014@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