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유커, 日 긴자 살린다

대형 상업시설 → 유커 유입 → 부동산 들썩...제2전성기

올림픽 앞두고 투자규제도 완화

시내면세점 중심 핫플레이스로

수백년간 대를 이어온 점포들이 대표했던 일본 도쿄 긴자지구에 대형빌딩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수백년간 대를 이어온 점포들이 대표했던 일본 도쿄 긴자지구에 대형빌딩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일본의 전통적 상업지구인 긴자가 유커의 힘을 빌려 부활하고 있다. 에도시대(17~19세기)부터 도쿄를 상징하는 거리였던 이 지역이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하며 굵직한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를 품은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30일 아사히신문은 수백년간 대를 이어 영업하는 ‘시니세’들이 대표했던 이 거리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며 크게 변하고 있으며 시작은 시내면세점 등이 입점한 대형빌딩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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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까지만 해도 도쿄 도심의 변화를 이끌었던 지역은 긴자가 아니었다.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떨어진 롯폰기나 시나가와·도라노몬 등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재건축 관련 용적률 규제를 대폭 완화한데다 유커들이 긴자로 몰려오면서 이 지역에 다시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 일왕의 거처가 가까워 높이 제한을 받았던 도쿄역 주변(긴자·신바시 등)이 초고층빌딩 건축이 가능한 토지로 바뀐 것도 한몫했다. 올 1월 일본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전국 공시지가에서도 ‘부활의 신호’는 명확했다. 긴자 지구가 포함된 도쿄도 주오구의 상업지 공시지가는 1년 사이 9.6% 뛰어 전국 토지 평균(0.1%)이나 전국 상업지 평균(0.9%)을 크게 웃돌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긴자지구의 모든 곳에서 공시지가(2016년 기준) 상승률이 10~20%에 달했다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토지 수익성을 높여 재건축과 도심 재개발을 자극하는 선순환 고리가 이어진 셈이다. 이 신문은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상업시설도 계속 개발되고 있어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주목도가 높은 땅”이라고 설명했다.

유커와 부동산 붐을 업은 긴자는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유서 깊은 쇼핑가라는 이미지가 옅어지고 젊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특히 31일 문을 여는 ‘도큐플라자’는 이 일대 상권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의 일본 언론은 이 빌딩 8~9층에 입점하는 한국 롯데의 시내면세점인 ‘롯데면세점’을 유커 친화 쇼핑거리의 핵심으로 소개하며 지난 1월 말 인근에서 영업을 시작한 미쓰코시긴자점의 ‘재팬듀티프리긴자’와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쓰코시긴자점 역시 지난해 건물 재단장을 마치고 10월 재개점, 총 8개 층을 유커 등을 위한 면세점 매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면세점은 까르띠에와 IWC·바쉐론콘스탄틴 등 최고급 시계 브랜드를 모은 편집숍이나 일본 고유의 멋을 살린 프리미엄 공예품 매장 등을 전면에 배치하며 유커 유치에 초점을 맞춘 상태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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