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목고 입시 소논문 대필 활개

주제선정부터 연구조사까지

입시 컨설팅업체 전과정 대행

한편당 300만~400만원 달해

음성화되면서 단속도 어려워

“회당 50만원, 총 6회 300만원에 특수목적고등학교 입학을 위한 소논문 한 편을 완성시켜드립니다. 학생은 정해진 시간에 출석만 하면 됩니다.” 특목고 입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학교 2학년생을 자녀로 둔 최모(47)씨는 최근 서울 강남 대치동에 있는 입시컨설팅업체를 찾았다 이런 제안을 받았다. 최씨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지만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입학을 위해서는 소논문이 필수라는 말이 많아 속만 태우고 있다.

30일 서울 강남 지역의 입시 관련 업체 등에 따르면 대학 입학의 필수 스펙으로 떠오르고 있는 ‘소논문’이 최근에는 특목고와 자사고 입학 준비생들로까지 확산되면서 변종 컨설팅이 활개를 치고 있다. 소논문 컨설팅업체들은 주제 및 관련 서적 선정부터 설문조사와 면접 대비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대행하면서 고액의 컨설팅 비용을 받고 있어 교육당국 차원의 적극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논문의 공식 명칭은 ‘R&E(Research and Education)’로 학생이 관심 분야와 관련된 특정 주제를 정해 연구조사 과정을 거쳐 작성하는 짧은 논문 형태의 보고서를 말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연구를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물론 사고력 확장과 자기주도학습능력 배양이라는 좋은 취지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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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변별력이 사라지고 대입 수시전형 비율이 확대되자 소논문이 대입 필수 스펙으로 자리 잡으면서 고액 대필이 나오는 등 변질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에도 소논문 활동이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중학생들에서까지 소논문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자녀가 소논문 활동에 시간을 빼앗기는 것을 기피하고 그렇다고 적발되면 합격 취소가 될 수 있는 대필은 더 부담스럽다는 점을 악용해 상당수 업체들이 ‘소논문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음성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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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입시컨설팅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소논문 한 편당 300만~400만원을 주면 주제 선정부터 논문 작성은 물론 면접 대비까지 해주는 컨설팅업체가 강남에만 수십 곳이 성업 중”이라며 “컨설팅이라는 프로그램 이름으로 진행되지만 결국 학생은 컨설팅업체가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기만 하면 되는 합법을 가장한 변종 대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소논문 작성에 면접 대비 등 추가 서비스까지 하면 500만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며 “특목고 준비를 하는 학생의 경우 보통 2~3개 정도의 소논문을 작성하는 점을 감안하면 소논문 작성에만 1,000만원이 넘는 고액이 들어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특히 강남 지역의 경우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일부 대형 입시전문학원도 특목고를 겨냥한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음성적인 소논문 컨설팅에 나서고 있고 최근에는 무허가 컨설팅업체마저 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일반적인 학원 형태에서 벗어나 강사들을 해당 학생의 집에 직접 보내는 등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서울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내에 등록된 학원과 교습소만 2만6,000여개가 넘지만 관리인원은 24명이라 제보나 신고 등에 의존하는 등 물리적으로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며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에서 사교육 영향이 드러날 경우 해당 학생에게 불이익이 있는 만큼 학부모나 학생들도 이들 학원 말에 현혹되지 말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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