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조심스럽게" 옐런 한마디에 美 4월 금리인상설 '쏙'...일러야 6월 관측

中 경기둔화·저유가 고려 금리인상 속도조절 시사

"시장이 원하는 얘기"...뉴욕·亞 증시 일제히 상승

옐런 "통화정책 더 완화할 여력 있다" 자신감 보여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일각에서 제기된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한방에 잠재웠다.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말끔히 지워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옐런 의장의 발언 후 금융시장에서 4월 금리 인상에 베팅하는 거래는 제로(0)가 됐다”고 보도하며 일러야 오는 6월에나 금리 인상이 논의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점진적인 통화 긴축을 재확인하면서 미국 달러는 유로와 엔 등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으며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며 채권값은 강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옐런 의장은 29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경제 전망에 가해진 위험성을 고려할 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통화정책의 조정을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월과 올 3월 경제 전망 사이에 크게 달라진 점을 언급한다면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다소 약화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옐런 의장은 올해 글로벌 경제가 악화될 가능성을 놓고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유가 하락 두 가지를 지목했다.


세계 경제에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옐런 의장이 금리 인상을 놓고 비둘기 성향의 신호를 분명히 하자 금융시장에 어렴풋이 떠돌던 4월 금리 인상 우려는 완전히 걷혔다. 지난해 12월 제로금리를 마감하며 금리를 0.25~0.5%로 올린 연준은 올 들어 1월과 3월 FOMC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FOMC 위원을 포함해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잇따라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3일 “고용 증대가 분명하고 노동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어 4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말했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금리를 올려야 하는 이유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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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은 고용과 물가지표를 금리 인상 여부의 가장 중요 사항으로 고려하는데 최근 미국의 월간 신규 일자리 증가치는 예상치보다 많았고 물가도 오름세를 지속했다. 미국의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1월과 2월에 1.7%를 기록해 미 연준이 목표로 삼은 2%에 근접했다. 옐런 의장은 최근 물가 상승에 대해 “지난해 12월 내가 예상했던 것 이상”이라면서도 “최근 빠른 물가 상승 속도가 지속적이라고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옐런이 시장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얘기해줬다”는 평가가 나오자 이날 하락 출발한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미국 10년물 채권 금리도 1.89%에서 0.09%포인트 하락하는 등 채권 금리가 일제히 떨어졌다.

특히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경기가 다시 둔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연방 기준금리가 다시 제로 근처로 내려간다 해도 연준은 통화정책을 더 완화할 여력이 있다”면서 “우리(연준)가 갖고 있는 채권의 보유 기간이나 보유량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장기금리에 하향 압력을 가해 경제를 지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시장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경기 개선이 지속되면 6월 FOMC 회의에서 단행될 가능성이 있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국민투표(6월23일)를 전후로 국제금융시장이 또 한 차례 요동칠 수 있어 7월로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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