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철강 경기가 더 이상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철강산업의 업황 하향곡선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권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원자재 값이 반등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철강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이같이 단정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권 회장은 1일 포스코 창립 48주년을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태준 명예회장의 묘소를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권 회장은 “중국발 희소식 때문에 원자재 값이 조금씩 뛰고 있어 이제는 하향곡선이 끝나고 반등했다”며 “더 이상 철강 경기가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정부의 철강업 구조조정으로 중국발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철강제품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권 회장은 이 같은 반등세가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며 철강 업황이 바닥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만 권 회장은 “바닥을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강력한 힘은 아직 안 느껴진다”며 본격적인 반등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1·4분기 실적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만간 나올 테니 지켜봐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9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창립 이후 4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권 회장은 부실 계열사 정리 및 원가절감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해왔다.
권 회장은 “외부 요인보다 우리가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철강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개발과 솔루션 마케팅을 통한 수출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샷법을 통한 철강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정부 주도가 아닌 기업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회장은 “(정부가) 철강산업에 원샷법을 먼저 적용하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 구조조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이 스스로 의지를 갖고 구조조정에 임할 때 제대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박태준 명예회장은 개인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기업가로서 한 차원 높은 생각을 가졌던 분”이라며 “이는 사리사욕을 우선하는 요즘의 일부 기업가들이 배워야 할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
권 회장은 이날 포스코 창립 48주년을 기념해 포스코그룹 사장단 및 임원과 함께 현충원에서 1,500여기의 묘역을 정화하는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혜진·이종혁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