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M&A 반발 만만찮네...속 타는 SKT-CJ헬로비전

1일 합병 목표 날짜 넘겼는데 헬로비전 소액주주 손배소 움직임

“합병하면 통신 요금 오를 것” 경쟁사 비판 또 나와

SKT "합병비율은 적법하고 적정하게 산정, 요금 상승 예측 불합리"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에 관한 정부의 승인절차가 지연되면서 두 회사의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 당초 합병 기일로 잡은 4월 1일을 넘긴 가운데, 경쟁사가 지속적인 반대 여론을 부추기고 CJ헬로비전의 소액주주들이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는 상황까지 겹치며 자꾸 발목이 잡히고 있어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소 로펌인 법무법인 한음은 한 포털 사이트에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CJ헬로비전의 소액주주들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 2월 26일에 열린 CJ헬로비전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M&A 안건이 의결됐는데, 양사의 주식합병 비율이 부당하게 산정됐다는 것이 소송 내용이다. 한음의 허원제 변호사는 “비상장법인인 SK브로드밴드의 추정이익을 과대평가해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산정하지 않아 합병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됐다”며 “결과적으로 CJ헬로비전과 이 회사 주주들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CJ헬로비전 주식을 가진 KT 직원 윤모씨와 LG유플러스 직원 김모씨가 각각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역시 ‘2월 임시주총에서 합병비율이 부당하게 산정됐다’는 내용의 주총 결의 무효 확인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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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의 문제 제기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날 KT는 ‘통신사 간 인수 합병이 소비자의 통신 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KT는 지난 2012년 오스트리아의 이동통신 4위 업체인 H3G가 3위 사업자 오렌지 오스트리아와 M&A한 뒤 2013~2014년에 걸쳐 통신 요금이 최대 90%까지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또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보도를 인용하며 오스트리아 사례 때문에 영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현지 4위 이통사 3UK와 3위 사업자 O2의 M&A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소액주주 소송과 KT의 주장이 말이 안 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SK텔레콤 측은 “합병 비율은 외부 회계법인이 증권거래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고 적정하게 산정한 것”이라며 “오히려 국내 다수 증권사들이 M&A 이후 CJ헬로비전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등 (M&A가) CJ헬로비전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라고 봤다”고 반박했다. KT의 주장에 대해서는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M&A는 통신과 방송의 이종 결합으로, 통신과 통신의 동종 결합을 근거로 들며 요금 상승을 예측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무엇보다 정부 승인 없이 요금인상은 불가한 것이 원칙”이라고 맞받았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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