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쌍용자동차 '힘겨운 군살빼기'

인원·R&D 비용까지 줄였지만

직원 평균연봉 되레 10% 올라

"효율적인 체질개선 선행돼야"





쌍용자동차가 힘겨운 군살 빼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고용 인원과 연구개발(R&D) 비용을 모두 줄여가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하지만 단순 비용절감식 구조조정으로는 효율적인 체질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해 고용직원과 연구개발(R&D) 비용을 모두 줄였다. 지난 2014년 4,829명이던 직원 숫자는 2015년 들어 4,755명으로 감소했고 R&D 비용은 같은 기간 1,785억원에서 1,659억원으로 낮아졌다.

이 같은 다이어트는 올해 연간 영업익 흑자 전환을 위한 쌍용차 경영진의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4·4분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티볼리’의 흥행 돌풍을 바탕으로 8분기 만에 분기 흑자를 내면서SUV 명가 재건의 초석을 닦았지만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고용 현황을 보면 자연 감소 인력을 내보내고 신입직원 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힘겨운 체질 개선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노조가 강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어려우니 반발을 최소화 하는 차원에서 생산성 향상 작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쌍용차 직원 수가 1.5% 남짓 줄어든 사이 평균 연봉은 7,000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1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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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비용 축소도 일종의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R&D는 기업 성장을 위한 ‘마중물’인데 이를 줄이면 장기적으로 성장 동력이 고갈될 수 있는 탓이다. 쌍용차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2014년 5.4%에서 2015년 4.9%로 0.5%포인트 낮아졌다. 대다수 기업들이 매출과 영업익이 줄더라도 R&D 비용만큼은 늘려 잡는 것과 비교하면 반대의 행보를 보인 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 초 티볼리를 내놓기 위해 2014년에 연구비용이 집중 집행됐고 올해는 신모델 출시 계획이 없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R&D 비용이 차량 출시에 따라 출렁인다면 그 자체로 문제”라며 “단기적인 실적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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