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인 환경이 어느 정도 개선되면서 코스피지수는 2월 바닥을 기점으로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여왔다. 하지만 2,000선에서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지난달 말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돌파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반납하고 말았다.
2,000선 돌파가 쉽지 않은 이유는 심리적으로 강력한 저항선이기도 하지만 수급적으로 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있고 상승의 주된 요인이었던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0선 언저리에서 늘어나는 펀드 환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은 지수의 추가 반등을 제약하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2월 저점 이후 외국인은 단기간에 4조원이 넘는 금액을 순매수하며 실질적으로 지수 반등을 주도했다. 하지만 통상 2,000선에서 늘어나는 기관 매물을 소화해줘야 할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약화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 지연과 유럽의 통화정책, 유가 반등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들이 시장에 선반영돼 추가적인 재료들이 노출되지 않는다면 2,000선을 돌파하는 상승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 신흥국 펀드로 유입되던 자금도 신흥국 시장의 단기반등에 대한 경계감으로 다시 유출되기 시작했고 반등 흐름을 보이던 유가(WTI 기준)도 40달러를 기점으로 더 이상 반등하지 못하고 37달러로 하락한 상태여서 투자심리도 점차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에 호의적이었던 대내외 변수들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당분간은 지수 흐름보다는 실적 흐름에 연동된 종목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4월은 올 1·4분기 실적이 본격적으로 발표되는 시기다. 삼성전자의 예상실적이 기대치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고 있고 실제로 삼성전자의 주가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 매매동향도 잘 확인해야 한다. 만약 외국인 매매가 매수우위에서 매도우위로 돌아서게 된다면 시장은 오히려 조정의 모습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2,000선 돌파 이후 안착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지수보다 종목에 초점을 맞춘 시장대응이 효과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