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엔저에 가격 올리자 추락하는 유니클로

고객 수 8.6% 줄고

매출도 마이너스로





‘좋은 옷을 싸게 판다’는 전략으로 전 세계의 옷장을 공략 중인 유니클로가 엔화약세를 이유로 일본 내에서 제품 가격을 올렸다가 고객이탈의 역풍을 맞고 있다.

5일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에 따르면 지난달 유니클로 기존매장의 고객 수는 전년동월 대비 8.6% 감소했다. 매출액도 0.3% 줄어 올 1~2월의 ‘반짝’ 회복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유니클로 매출은 통상 ‘히트텍’ 등 주요 상품 판매가 최고조에 달하는 11~12월에도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11월 총매출은 전년 대비 -8.1%, 12월에는 그보다 더 떨어진 -10.7%를 각각 기록했다.


심상치 않은 고객이탈에 직면한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은 지난 1월 말 긴급회의를 소집해 올 2월 초 제품 가격을 300~1,000엔 긴급 인하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미 떠난 소비자들의 발길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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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유니클로가 이처럼 고전하는 것은 아베 신조 정권 수립 이후 지난해까지 지속된 엔저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니클로는 급격한 엔화약세와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2014년과 2015년 제품 가격을 각각 5%와 10%씩 인상했다.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임금인상이 확산되는 상황인 만큼 가격 인상에 큰 저항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2년 연속 가격 인상으로 ‘저렴하다’는 기존 이미지가 희석되면서 유니클로는 세일 기간에도 매출이 후퇴하는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반면 저가의류 경쟁사인 시마무라는 제품 단가 900엔 이하의 초저가를 고수해온 전략이 가치소비를 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면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시마무라의 2015회계연도(2015년 3월~2016년 2월) 매출액은 전년도 대비 5% 증가한 5,751억엔, 순이익은 24% 오른 306억엔을 기록했다. 시마무라는 실적호조에 힘입어 올해 600여개의 신규 점포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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