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손범규 전 의원(새누리당)의 리턴 매치로 이목이 쏠린 경기 고양갑의 최대 변수였던 후보 단일화 성사가 끝내 무산됐다. 야권 후보 모두 “단일화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은 손범규·박준(더불어민주당)·심상정 후보 등 3자 구도로 치러진다. 3자 구도가 손범규·심상정 후보의 재대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 후보는 1대1 구도로 치러진 지난 선거에서 170표 차의 초박빙 대결을 벌였다.
손범규 후보는 심상정 후보를 겨냥해 중앙정치인보다 지역일꾼이 되겠다고 강조한다. 화정동에 10년 이상 거주한 60대 부부는 “심 후보는 여의도 정치만 신경 쓰지 지역 발전을 위해 한 일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손 후보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신분당선 연장·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들고 나왔다. 손범규 후보는 본보 취재진과 만나 “고양갑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집권여당의 힘 있는 의원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장점을 강조했다.
심상정 후보는 손 후보의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에 맞서 ‘힘 있는 3선 대표를 만들어달라’며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심 후보의 최대 장점은 인지도다. 지난 3일 심 후보의 화정역 앞 집중유세 현장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1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심 후보는 또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운다. 심상정 후보는 “19대 때는 원외로 선거를 치른 반면 지금은 4년간 국회에서 일하며 지역 민심을 다졌다”면서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은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심상정 후보 지지자인 회사원 김모(41)씨는 “큰집(더민주)이 너무 몸을 사린 게 아니냐. 야권 승리를 위해 양보할 곳은 통 크게 양보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완주 의사를 밝힌 박준 후보는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에는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며 “두 후보에 밀리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따라잡겠다”고 말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심상정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일보가 포커스컴퍼니에 의뢰해 1~3일 고양갑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심 후보가 41.5%로 1위를 차지했다. 손 후보(39.6%)와의 격차는 1.9%포인트다. 박 후보는 6.1%에 그쳤다. 적극 투표층 조사에서 심 후보와 손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4.4%, 41.2%로 집계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양=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