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로이터, 韓정부 인용 “北, 노동미사일에 핵탄두 탑재 가능”

"北의 핵 탑재 노동미사일 발사 여부는 정치적 결정"

ISIS, "북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시작 가능성 커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3월 핵무기 연구 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제1위원장은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3월 핵무기 연구 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제1위원장은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중거리 노동 미사일에 탑재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한국 정부가 판단하고 있다고 로이터,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익명의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정부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능력에 대해 이처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지난 5일 외신 기자들과의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 “북한이 노동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노동 미사일을 발사할 지 여부는 정치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탄두를 소형화해 탑재했는지 아니면 그냥 그렇게 할 수 있는 기술만 갖춘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며, 한국 정부로서는 북한이 실제로 소형화한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했다는 증거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1990년대에 북한이 처음 배치한 노동 미사일은 고폭탄과 화학탄을 장착할 수 있으며 최대 사거리가 1,300km에 달해 대한민국 전역은 물론 일본 대부분 지역, 러시아와 중국 일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는 중거리 미사일이다. 700~1,000kg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정도로 핵탄두를 작고 정교하게 만들기까지는 수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발언 당사자로 알려진 정부 관계자는 6일 서울경제신문에 “대북 제재 국면에서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라면서 “증거는 없지만 탄두가 큰, 예로 들면 노동 미사일 같은 데에는 (소형화된 핵탄두의) 탑재가 가능하다는 추정도 있다고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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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3월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운반수단별)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핵탄두와 탄도미사일 및 설계도 사진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제프 데이비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능력을 갖췄다고 말한 것을 알고 있고, 그 말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아직 확인한 바는 없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굳이 공유하지는 않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말한 내용이 우리가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위협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5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 있는 5MW급 원자로의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시작했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5일 밝혔다. ISIS는 영변 5MW급 원자로에서 현재까지 “5~7kg의 플루토늄이 생산됐을 수 있고 이는 핵무기 1~3개 분량”이라면서 북한이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3~6개월 안에 모든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영변 재처리시설의 부속 발전소에서 “최근 5주동안 2~3번의 연기 배출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는 재처리 시설의 운영자가 건물의 온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재처리 시설에서 뭔가 중요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거나 조만간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지난 2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수 주 또는 수 개월 안에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도록 원자로를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한 바 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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