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플러스 지금 글로벌 마켓은] 美 경기지표 '소프트패치' 암시, 증시 변동성 커져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

美 '나홀로 회복' 전망 많지만

유가 하락에 투자 부진 지속

강달러로 제조업 압박 커져

경기둔화 국면 진입 가능성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주요 국가 중 “그래도 미국은 괜찮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유럽이나 중국 등은 양적완화 등으로 경기를 살리려고 하지만, 미국은 오히려 경기가 좋아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서서히 유동성을 흡수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미국의 동행 혹은 후행적인 경제 지표들은 양호하지만, 선행 지표들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 경제의 거시경제에 대한 실망감이 커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불어 수년간 강세를 보여온 미국 증시와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실제 최근에는 미국 경기가 확장국면에서 둔화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보다 낮아진 2%대의 저성장에 진입한 가운데 짧아진 경기 순환 사이클을 고려하면 경기 둔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의 주요 선행지수 상승률이 둔화되거나 경기 위축 국면이어서 경기 회복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 경기가 정점(Peak)을 이미 지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고,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하강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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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기가 최근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국제유가가 하락으로 에너지 관련 생산과 투자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셰일업체의 손익분기점은 국제유가가 배럴 당 40~70달러 일 때라는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관련 투자가 회복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와는 달리 노동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금리인상 사이클이 경기의 순환주기를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감도 존재한다. JP모건 등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씩 올릴 경우, 연간 성장률이 0.25% 포인트(P)씩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미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연준의 시각도 보수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만 해도 올해 연간 미국 경제 성장률을 2% 중후반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3월 회의에서는 2.1%~2.2%로 성장률 전망을 큰 폭으로 낮췄다.

결국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고 있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신흥국 등 주변국의 경제 불안 탓으로도 이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 경기가 불안정한 상태에 진입해 쉽사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 미국이 올 상반기 중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불신을 근거로 하고 있다. 물론 미국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경착륙보다는 소프트 패치(경기 회복 국면에서의 일시적 부진)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 선행지표의 하위 항목인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경기가 소프트 패치 수준에 진입할 것임을 의미한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은 금융시장 관점에서 당분간 미국 경기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 미국의 주요 헤지펀드나 운용사들이 “미국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는 점도 눈 여겨 봐야 한다. 사실 미국 증시는 지난 수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지난해는 연간 기준으로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주가수익비율(PER) 등 밸류에이션은 이미 역사적 고점에 진입했지만, 높은 PER를 지탱해 줄 수 있는 기업 이익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볼 때 미국은 앞으로의 경제 흐름이나 기업 실적 등을 예측해 선행적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격적으로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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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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