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코리안 호스피탤리티’ 창조하자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인도네시아 대사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필자는 최근 몇 년간 주인도네시아 대사로 근무한 적이 있다. 수도인 자카르타는 물론, 휴양지인 발리 등 어디를 가도 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밝게 웃는 모습의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마음을 훈훈하게 해줬다. 반면 한국 사람은 대개 심각하거나 무덤덤한 표정들이다. 그래서 동남아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우리도 환하게 웃는 국민 캠페인을 펼쳐야 하지 않을까 늘 생각하게 된다.

“환영합니다! 언제나 필리핀의 미소로(Mabuhay! Always, the Filipino Smile!)!” 아세안 10개국 관광장관들은 매년 초 한데 모여 관광진흥 전략과 방안을 협의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1월 마닐라에서 아세안 공동체 출범 후 처음으로 회동했다. 이들은 향후 10년간의 ‘아세안 관광 전략계획’을 발표하고 아세안을 경쟁력 있는 단일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광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다소 부족한 관광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인 특유의 낙천적이고 쾌활한 기질과 밝은 미소는 상대방을 편안하고 즐겁게 만든다. 500만명이나 되는 한국인들이 매년 동남아를 찾는 이유일 것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에 달할 정도로 기여도가 높다. 또 11명 중 1명 수준의 취업률로 전 세계에서 2억8,000만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유엔세계관광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관광객 수는 11억4,000만명으로 각국의 관광객 유치 경쟁은 날로 치열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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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관광업계의 모습은 어떠한가. 최근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방한 러시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한 기업 직원 6,000명이 방한해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장을 찾고 치맥 파티를 여는 바람에 월미도 치킨이 동났다고 한다.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인센티브 관광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하니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세안 관광장관들이 강조했듯이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인 유커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높아져 가는데 만약 그들이 오지 않게 될 경우는 어찌할 것인가.

관광객의 숫자만큼이나 그 내용도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한국을 찾는 주목적이 무엇인지, 그들이 한국을 다시 찾기를 원하는지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별에서 온 그대’ 촬영장을 찾았던 관광객들이 오랫동안 방치된 듯한 모습에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들이 돌아가 뭐라고 할지 걱정이다. 관광은 이제 단순한 패키지 관광에서 특수목적 관광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관광 인프라의 정비는 물론 맞춤형 관광 콘텐츠를 다변화·고도화해서 ‘외국인 방문객 2,000만 시대’를 열어나가기를 기대해본다. 무엇보다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씨를 담은 밝은 웃음의 ‘코리안 호스피탤리티(hospitality·한국의 환대)’를 접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또다시 한국을 찾게 된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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