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단독] 수천억 부동산 개발에 크라우드펀딩 첫 활용

3,000여 가구 아파트 사업에

120명 '브릿지론'으로 참여

기존 PF선 없던 자금줄 창출

기관 독식 PF 구조 변화예고





수 천 억 원대의 대형 부동산 개발에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이 활용된 첫 사례가 나왔다.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브릿지론’을 성사시킨 것이다.


부동산 개발 PF는 공사에 앞서 ‘브릿지론’을 먼저 실행하고 나중에 ‘본 PF’로 전환되는 구조다. 그간 은행·증권 등 기관 투자자들이 독식해 왔던 분야다.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이 소규모 개발 사업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PF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부동산 PF 구조도 일대 변화가 예고 되고 있다.

10일 부동산 P2P 플랫폼 회사인 ‘루프펀딩’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3,000여 가구를 건설하는 대형 개발 사업의 브릿지론 모금을 완료했다. 이 아파트 시행사인 A사가 본 PF 자금 조달에 앞서 요청한 브릿지론 12억원을 모금한 결과, 한 시 간 반 만에 120명(일반법인 3곳 포함)이 참여했다. 이 펀딩의 연이율은 18%대로 6개월 내에 원금과 이자가 상환될 예정이다.


대형 PF 사업에 있어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이 브릿지론으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부동산 P2P 대출은 빌라와 오피스텔 등 소규모 건설 사업의 건축자금 대출이나 아파트에 대한 기존 고금리 담보대출을 중금리로 차환하기 위한 용도로 이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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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충기 루프펀딩 대표는 “‘브릿지론’이라는 새로운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 수요를 발굴해 기존 PF 사업에 없었던 자금줄을 만들어냈다”며 “투자 성사 이후 아파트와 오피스텔, 호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부동산 개발회사로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이 대형 부동산 PF 구조도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브릿지론이나 본 PF 등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은 현재 은행 및 증권 등 기관 투자자들이 독식하고 있는 상태다. 부동산 디벨로퍼(시행사)들은 어쩔 수 없이 이들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PF 대출을 받아 왔다. 이 과정에서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갑’ 행세를 하며 프로젝트를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첫 사례는 이 같은 구조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동산 시행사나 신탁사 등이 현재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PF 대출을 실행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구명완 엠디엠 사장은 “비록 아직 금융 구조가 법제화돼 있지 않지만 부동산 개발의 초기 단계인 땅 매입 등에 쓰일 ‘에쿼티(자본)’도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일부 모금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좋은 사업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는 능력과 자금 운영에 대한 신뢰도만 갖췄다면 모금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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