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투자보다 저축이 더 많은 기업

저축-투자, 플러스로 반전

자금부족규모 1년새 반토막

‘투자’의 주체였던 기업들이 ‘저축’의 주체로 변신하고 있다. 막대한 가계부채에 따른 원리금 상환으로 지갑을 닫은 가계에 이어 기업까지 투자보다는 저축을 늘리면서 경제 전반의 수요도 갈수록 위축되는 실정이다.

올해 초 기획재정부가 한국은행 국민소득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저축(S)에서 투자(I)를 뺀 차이(S-I 갭)는 2000년부터 2007년 -3.9였지만 2012~2014년 중 1.0으로 플러스 반전됐다. 기업이 저축하는 돈이 투자하는 규모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기재부 관계자는 “차입의 주체여야 할 기업이 2013년 이후 저축의 주체로 전환했다”며 “기업 투자 부진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며 기업 매출도 감소하는 악순환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투자 위축 현상은 한은 자금순환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돈을 빌려 투자를 단행해 만성 ‘자금부족’ 주체인 기업(비금융법인기업)은 지난해 15조원 ‘자금부족’을 기록해 2011년 76조 6,000억원 부족을 정점으로 자금부족 규모가 계속 줄고 있다. 2014년(30조5,000억원 부족)에 비해 반토막이 났으며 비교 가능한 2009년(56조원 부족) 이후 가장 적었다. 공기업이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차입을 줄인 영향도 있지만 기업 전반적으로 움츠러드는 경향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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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기업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9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GDP 대비 총고정자본형성 비중은 2015년 29.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1976년(26.4%) 이후 가장 낮았다. 총고정자본형성이란 기업이 기존의 생산능력을 유지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설비·건설·무형자산 등에 투자한 금액을 모두 합한 액수다. 2008년(31.4%)을 기점으로 7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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