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스마트폰 G5 없이도 영업익 5,000억 돌파한 LG 가전의 저력

가전·TV 프리미엄 브랜드 수익 본격화

2·4분기 5,000억원 후반대 영업이익 전망

지난달 30일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LG전자 주식 2,500주를 매입했다. 주당 6만1,600원으로 총 1억5,400만원을 투입했다. 조성진 사장의 LG전자 주식 보유량은 6,531주로 늘었다. 대표이사가 자신이 이끌고 있는 회사의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는 실적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좋은 실적을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 사장의 자신감은 11일 발표된 LG전자의 1·4분기 잠정 실적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LG전자는 2년 여만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돌파했다.


◇TV·가전 쌍끌이에 달라진 LG전자=
LG전자에게 올 한해는 회사의 운명이 걸린 한해라고 평가 받을 만큼 중요하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은 판매에 있어 부진을 겪었다. 기술 면에서 경쟁 업체를 압도한다고 평가 받는 대형 올레드(OLED) TV는 너무 가격이 높아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 때문이다. 그나마 세탁기와 냉장고 등 생활가전 부분(HA)의 판매가 크게 늘면서 자존심을 지키는 정도였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4%나 급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자칫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성장은 고사하고 살아남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1·4분기 잠정 실적으로 본 LG전자는 완전히 다른 회사의 모습이었다.

이달 마지막 주에 나올 예정인 실적 확정치를 봐야 알겠지만, TV와 가전제품 등 HE 및 HA 사업부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LG전자가 추구해온 ‘프리미엄’ 전략이 점차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TV 사업 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마진율이 높은 올레드 TV의 판매 호조, 또 LCD 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 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TV 부문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선제적 재고조정도 호재였다”고 평가했다. TV 등 HE 사업부는 2,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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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부문 역시 LG전자가 지향하는 프리미엄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윈워시 세탁기를 비롯해 에어컨, 냉장고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고사양 제품이 LG전자 브랜드 존재감 자체를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가전 부문은 약 3,000억원 안팎의 흑자가 예상된다.

다만 모바일 사업본부(MC)나 자동차전장사업본부(VC) 등은 1분기 소폭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LG전자의 이번 실적은 당초 증권업계의 예상치를 뛰어 넘는 수준이다. 당초 시장조사기관인 FN가이드는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4,194억원, 매출액 14조595억원을 예상했었다. 연말 약 3,000억원에서 전망치는 1,000억원 가량 늘어났는데 잠정치에서 추가로 1,000억원이 더 증가한 것이다.

◇‘G5’ 효과 더해 실적 개선 이어질 듯=2·4분기 LG전자의 실적 역시 5,000억원 이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판매를 시작해 2·4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G5’의 인기가 주 요인이다. G5는 국내 출시 첫 날, 전작인 G4 대비 3배 이상 많은 1만5,000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돼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TV 패널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2·4분기부터 LG전자가 강점을 가진 에어컨 등의 수요 증가도 예상된다. 초프리미엄 제품인 LG시그니처 론칭 역시 LG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1·4분기 실적이 기존의 예상보다 많은 5,000억원을 넘어서면서 2·4분기 역시 5,000억원대 후반 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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