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가격 내리고...매장 접고...콧대 낮춘 명품브랜드들

"글로벌 경기둔화 파고 넘자"

프라다 중저가 제품 늘리고

수익성 떨어지는 매장 정리

샤넬도 대대적 가격인하 나서

콧대 높기로 유명한 샤넬·프라다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들이 글로벌 경기둔화의 파고를 넘기 위해 가격 인하와 온라인 판매, 매장 철수 등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을 쏟아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투자설명회를 열어 중저가 제품군을 확대하고 온라인 사업을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올해부터 내년까지 계획했던 신규 매장 오픈 계획을 전면 보류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장은 정리하기로 했다.



스테파노 칸티노 프라다 전략마케팅 책임자는 “1,200~1400유로(150만~180만원)대의 제품군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뒤 “저가 제품군에 대한 신규 고객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사업방향 수정 이유를 설명했다.


프랑스의 대표 명품 브랜드인 샤넬도 아시아 지역에서 잇따라 제품 가격을 낮추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샤넬은 지난해 3월 중국에서 대표 제품인 2.55 핸드백 가격을 22% 내린 데 이어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홍콩·태국에서도 가격을 연쇄 인하하는 등 아시아 지역에서 대대적인 가격 재조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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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고가전략을 포기하는 데는 최근 받아든 부진한 성적표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최대 명품 시장인 중국 정부가 벌이고 있는 부패와의 전쟁으로 인한 사치품 수요 급감, 중국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증가에 따른 마진 감소,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파리·브뤼셀 테러로 촉발된 유럽 관광객 감소 등이 명품 판매에 직격탄을 날린 결과다.

프라다의 경우 지난 8일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8% 줄고 순이익은 27% 급감하는 등 5년래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며 프랑스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이날 올 1·4분기 매출이 86억2,000만유로를 기록해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4.1%)보다 낮은 3%에 그쳤다고 밝혔다. FT는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는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중국 내 마진 감소라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글로벌컨설팅 업체인 베인앤코도 현재의 환율 수준이 유지된다면 올해 명품의 매출 증가율은 1% 안팎에 그쳐 지난해의 1.5%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인앤코는 2,500억유로 규모인 글로벌 명품 시장이 올해 바닥을 친 뒤 내년부터 미국과 중국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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